나는 결혼할 사람들을 봤다.

기숙사 옆에 있는 Filene’s Basement. 뉴욕에서 제일 사람이 많이 찾는 지점인 유니언스퀘어점에서 오늘은 일년에 한 번 있는 웨딩드레스 초세일의 날이었읍니다. 일명 The Running of the Bride (신부들의 뜀박질) 60년이 넘은 이 행사에는 수없이 많은 신부들과 신부친구들과 신부놀이플레이어들이 몰려와 새벽부터 기다려 최고의 드레스를 찾기 위한 사투를 펼칩니다.
나는 소호에서 쇼핑하러 돌아다니다가 아무것도 사지 못하고 방으로 돌아오던 길에 들어갔다. filene’s basement의 남자옷들은 사이즈가 XL부터 시작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고가의 브랜드를 엄청난 할인폭에 팔기 때문에 들르지 않을 수가 없지만 마음에 드는 것이 있으면 항상 맞는 사이즈가 없기 때문에 지금껏 양말과 팬티만 사 왔다. 양말과 팬티를 사기에는 정말 최고인 곳이다. 고급 브랜드 속옷 양말들이 저렴하게 항상 쌓여있다. 어쨌든 그래서 오늘도 별 기대를 하고 간 것은 아니었는데다 이 bridal gown 세일로 남자옷매장은 평소의 1/5정도로 초라했기 때문에, 그냥 흥분에 차서 서로를 밀치며 드레스를 입어보는 신부들을 구경하는 재미로 있었다.
..그랬는데 기괴하게도 오늘따라 옷들 사이즈가 꽤 바람직했다. 사이즈뿐 아니라 Theory, Dolce&Gabbana, Marc Jacobs, DKNY, John Varvatos.. theory 폴로 하나를 $250->$39에, Ben Sherman 청바지 하나를 $130->$50에 사 왔다.
가게 안의 사람들의 반 이상이 예비신부들이었기 때문에 분위기가 굉장히 화기애애했다. ‘are you buying for an occasion?’ ‘yeah! why?’ ‘oh just curious. some people just buy for fun.’ 사실 이 드레스 세일은 friends에서 모니카가 결혼을 앞두고 찾아가 모험 끝에 봐 두었던 드레스를 획득하는 에피소드에서 비슷하게 재현하고 있다. 나는 이런 대규모 할인점에서 드레스를 사는 건 꽤나 알뜰한 신부들이나 결혼이 처음이 아닌 분들 등이 중심일 줄 알았는데, 자세히 보니 드레스들이 장난이 아닌 것들이 많았다. 원래 $사천인데 $399에 파는 것도 있고.. 신부들이 입고 나오는 것 보니까 디자인이나 상태도 괜찮더라. 결혼할 생각 있으신 분들 여기서 사도 좋겠네요

  1. 여랑

    헐 니네동네 filene’s는 크구나

  2. 달토

    익스플로어7인데 마우스의 휠로 스크롤이 막 안되는 현상이 있습니다. 딱 보니까 그 모니카 사건이 떠올랐어요 재밌네요.

  3. 역시나그렇게

    여랑 : 짱큼….. 3층짜리
    달토님 : 막 되다가 끊기고 그러지요? 네 저도 작업하면서 그 문제를 발견했는데 해결을 못하고 있습니다. 익스플로러 6에서는 문제가 너무 많아서 그냥 일반적인 통채 스크롤링으로 돌렸는데 익스플로러 7은 다 되는게 아니라 어정쩡하게 되는 수준이니 골치아프네요.

  4. 천적

    신부들 뛰면 열라 신나겠다

  5. ZOON

    ….가서 사 와서 한국에서 결혼하는 상상을 하고 비행기값이 얼마야!! 하고 혼자 웃었습니다;;;

  6. Nariel

    입었던 웨딩드레스 빌렸던 값을 생각하며 눈물짓는 1人

  7. 역시나그렇게

    천적 : 뛸때는 드레스를 입고 뛰지는 않는다는거…
    준님 : 음 사고싶은 드레스가 $구천 막 이러면 여기서 $사백에 살수있으니 비행기왕복해도 남을수도 있네요. 단 반드시 손에 넣는다는 보장이 없으니..
    나리엘님 : 웨딩드레스 입으신 사진 사실 봤지요 : ) 눈물 안 지으셔도 될 듯 광채가 대단하시던데..

  8. souvenu

    한번가야겠구나

  9. 민찬

    사진에 웃는 분 너무 행복해보이네요 🙂

    저런 데 가면 for fun으로라도 지르고 싶어질 것 같다능..

  10. 역시나그렇게

    수베 : 드레스 사게??
    민찬님 : 네 그래 보이는 사람도 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