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저녁부터 한밤중까지는 정말 굉장한 두뇌마비의 시간이었다. 우선 writing the essay 두 번째 에세이를 쓰다가 맞닥뜨린 permanence와 impermanence의 문제가 그 시작이었다. 천국 / carpe diem / apocalypse / theology of absence + albert einstein / vanitas / optimism versus pessimism / eschatology / serendipity 끝도 없이 이어졌다. 답이 안 나오는 건 좋은데 정리라도 되었으면 좋겠는 기분.. 너무 이상스러운 답답증 때문에 돌아버리겠는 상태가 몇 시간동안 지속되었다. 오스깔한테 말 걸어서 계속 줄줄줄 늘어놓고 했는데 더 이상 한 발짝도 못 내딛겠는 상태까지 와서 그냥 프랑스어 에세이 쓰고 잤다.
프랑스어 에세이나 숙제를 하면 세상은 참 간단해진다. 난 우리말로 얘기할 때 제일 머리가 복잡하다. 이 블로그만 보아도 그렇다. 영어로 말할 땐 조금 간단해진다. 엄밀히 말해서 간단해지는 건 아니지만 우리말로 얘기할 때 가끔 ‘너무 복잡해서 언어로 표현하면 안 될 것 같은’ 기분이 드는 것과 비교해서, 영어로는 뭔가를 딱 집어 표현하는 것이 한결 수월하다. 이건 우선은 영어를 덜 잘하기 때문에 언어의 왜곡에 대한 두려움이 적어서이기도 하지만 영어라는 언어 자체의 속성이기도 한 것 같다. 반면 프랑스어로 말하면 내가 말할 수 있는 것만 말하고 머리속에 있는 생각도 내가 할 수 있는 초딩어로 단순화되어 나오기 때문에 참으로 간단하다.
그리고 우연히 어디에 가니 내 블로그 링크에 ‘제목을 간략한 한 문장으로 붙이는 특이한 블로그’라고 되어 있던데 이 제목 스타일 쫌 마음에 든다. 이것 역시 제한된 언어의 clarifying effect에 기댄 것이다. 난 이런 엑서사이즈가 필요하다.
델리스파이스의 ‘시아누크빌’을 듣고 있는데 마침 serendipity와 eschatological tang으로 검색하다가 sihanoukville 위키피디아 페이지에 들어갔다. 한 1년 전만 해도 이런 serendipity 또는 말도 안 되게 우연한 신비로운 일들에 매번 오바해서 흥분했는데, 요새는 그 정도 놀라운 우연이 자연스럽다고 여기게 되었다.
내 아이튠즈 목록의 곡들 중 약 60% 이상은 끝까지 들어보지 못한 곡들이지만 그래도 밖에서 새로운 노래를 찾고 싶은 욕심은 계속 든다. 특히 내 재생목록은 음악가별로 노래가 너무 많아서 많은 것이지 음악가들 수가 무한정 많은 건 아니라서 더 그렇다. 특정 음악가를 좋아한다고 해서 그 음악가 곡이 많은 것은 아니기 때문에 허구헌날 틀면 제일 수적으로 우세한 음악가 대여섯명(팀)이 셔플을 독점하는 현상이 반갑지가 않을 때가 많다. 가장 수가 많은 것은 비틀즈인데, 워낙 같은 곡의 여러가지 버전이 많아서인데다 그 중 상당수는 태생적으로 낡은 음색이기 때문에 좋아하는 음악들이면서도 ‘안 듣고 넘김’ 횟수가 많은 편이다. 그리고 그보다는 훨씬 적어 약 5위에서 10위 하는 것 같지만 항상 넘기기 때문에 더 많이 걸리적거리는 것 처럼 느껴지는 것은 my chemical romance다. 기본적으로 음악에 대한 나의 편견을 넘어서보자는 취지에서 초대된 밴드라 내가 좋아하는 노래 들으려고 틀었을 때 나오면 성가시다. 그러면 지우던가 목록에서 옮기던가 해야 되는데.. 귀찮다. 왜 이건 귀찮고, 앨범 아트 하나씩 일일히 설정해서 커버플로우 빈틈 메꾸는 건 안 귀찮지?
* 도서관이다. 도서관에서도 웬만한 컴퓨터로는 한글 쓸 수 있는데 다들 도서관이라 영어로 쓴다더라
두뇌마빜ㅋㅋㅋ 캐공감
야 나 오늘 니 문자 아침 9시에 봐뜸
how the heck do you write korean with the computers in the library? i know it must be technically possible but i don’t want to be kicked out being guilty of sabotaging library computers trying to figure out where the f*** the korean keys are hidden.
엑럽 : 응.. 못 본 거 같더라
알유 : 되는 컴퓨터가 있고 안 되는 게 있긴 한데 윈도우에서는 시작표시줄 오른쪽에 EN이라고 버튼을 누르면 사용가능한 언어들이 나오고 맨 밑에 show language toolbar인가 누르면 한영전환할 수 있는 툴바가 조그맣게 떠. 이 EN도 없애 놓았으면 사실 다국어 지원이 되야 되는 대학컴터로서의 임무를 못 다 하고 있는 것이지…
맥에서도 비슷한데 오른쪽 위에 languages에서 international을 누르면 바꿀 수 있지만 이게 안 되게 해 놓은 데도 많아. 우리학교 같은 경우엔 도서관 검색 전용이거나 그런 데는 이런것도 막혀있고 computer lab이나 productivity station같이 컴터 오래 쓸 수 있게 되어 있는 데에서는 되고 그렇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