괜스레 저렇게

괜스레 저렇게는 김괜저(@gwenzhir)의 블로그이오니 잘 읽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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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잘 지낸다.

엄청 오래된 글입니다. 역사적 기록으로 다뤄주세요.

자잘한 식사를 자주 하고 있다. 배고픈 것도 싫고 배에 가득 찬 느낌도 싫으면 조금씩 자주 먹으면 되겠지 해서 그런데 이것 때문인지 하루가 조금 느리게 가는 기분이다. 봄방학 직후까지 엄청나게 바빴는데, 지금은 할 일이 더 많은데도 마음이 여유롭고 시간이 남는다. 괴상하다. 내일까지 두 번째 에세이를 완성해야 되고, 프랑스어 숙제를 해야 되고, thursday scholar 시간에 발표도 해야 되는데 이상스럽게 헐렁헐렁하게 느껴진다. 사실 막 바쁘게 밤새 달리는 느낌이 조금 그립기도 해서 어제는 레드불 한 잔 마시고 잠 없이 일을 하려고 했지만 한두 시간 하고 나니 할 일이 다 떨어져서 그냥 잤다. 내일까지 쓰는 에세이와 발표는 시간을 무한정으로 투입할 수 있는 것들이니 다시 시도하려고 한다. marcine이 빌려 준 DVD 세개 중 하나도 밤에 봐야겠다.
여름방학때 우리나라로 돌아가는 비행기표가 나온 걸 보니까 은근히 또 기대된다. 뉴욕에 오면 서울에 가고 싶고 서울에 가면 뉴욕에 가고 싶은 식이다. 과연 우리는 ‘어딘가 다른 도시에서 온 이들’임이 틀림없다. 평촌 우리 동네의 서늘하고 한적한 분위기도 그립고 친구들 찾아서 서울 구석구석 헤집고 다니는 것도 영웅적인 기분을 주니까 좋고 일하면서 느끼는 돈 버는 기분도 보람된 일이고 친구들이랑 밤늦게 술 마시고 나서 헤어질 때 나 혼자 비교적 말짱한 정신으로 커피집에 들러서 친구들도 좋고 나 혼자도 좋다는 생각을 하다가 익숙한 길로 돌아오는 버스 타고 집에 도착하는 몸에 밴 일과도 좋다. 뉴욕에서 최대한 뉴욕인인 척 하듯이 고향에서는 최대한 고향 사람인 척을 하는 게 내가 원하는 바이다. 유학하면서 어떻게 안양 토박이이고 강남이고 명동이고 광화문이고 압구정이고 대학로고 분당이고 내 집인 듯 익숙한 체 하면서 지낼 수 있겠냐마는 서투르고 우스워 보이더라도 그렇게 편안하고 피곤하게 돌아다니는 게 참 좋다.

  1. jamsong

    이 포스팅을 읽으니 두달 남짓 남은 마지막 고등학교 생활이 아쉬워야 하는데 어서 빨리 한국에 가고싶단 욕심이 드네요 하핫.

  2. 마말

    이 포스팅이랑은 별 상관 없는 질문이다만

    김돌돌양은 누구신감?

    내 모르는 편입?

  3. 역시나그렇게

    jamsong님 : 저도요.
    마말 : 실명 보호 원칙에 따라 개인적으로 알려드리겠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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