괜스레 저렇게

괜스레 저렇게는 김괜저(@gwenzhir)의 블로그이오니 잘 읽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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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제국의 수도에서 스타일을 외치다.

엄청 오래된 글입니다. 역사적 기록으로 다뤄주세요.


스타일과 섭스탠스는 칼로 그어 나눌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스타일은 있다, 없다로 부르지 않으면서 섭스탠스는 왜 있거나 없거나로 나눠 말할까? 스타일은 모든 것인데 섭스탠스 역시 모든 것이다. 둘다 둥글기만 한 자(ruler)이다. 온도가 모든 것이고 속도가 모든 것이고 궁극적으론 온도뿐인 것의 무게와 속도뿐인 것의 무게는 참으로 비슷하다. 작품은 인권신장만큼 숭고한 무게로 관객모독을 꾀할 수 있고 나는 쓸모없는 평론가가 읽기에 스타일뿐인 모든 것을 무엇이든간에로 충만했으니 되었다고 지르는 데에 무한정 기꺼키로 했다.
마멍과 워싱턴 D.C.에 와서 지낸다.

로망이라는 것의 정체는 무엇일까? 우리 친척들 중 외가 반쪽은 어렷을 때부터 항상 젊고 웃기고 까르뻬디엠했고 밤에 잠들기 전 이불 밖으로 빼꼼히 머리를 내어 부엌 쪽을 보면 엄마와 외삼촌들과 이모가 네모난 식탁에서 맥주를 마시며 언젠가 포커를 치고 있었고 그것은 혹시 꿈이었어도 아무런 상관이 없었다. 로망이라는 것은 그날 밤에 생겼다. 네모난 식탁에 맥주에 포커에 외가 친척들의 능동적 젊음과 이게 누구야 싶도록 특출나게 예쁘고 멋진, 긴 뽀글머리와 긴 장발, 밑위가 끝내주는 청바지에 통기타가 있는 풍경에..
생각해 보면 참으로 나의 젊음은 미제였고 젊음은 수입산이었으니 나는 자유는 그 당위가 허무인 줄로만 알았으며 떠나면 그만인 로드트립인 줄로만 알아서 똑같이 문을 박차고 나와서도 율도국 건국은 비자유적 결말로 젊음의 종말로 느끼는 반면 힘없이 떠돌며 노래하다 뼈다귀로 돌아가는 게 그야말로 내 입맛에 맞는 양놈식 자유려니 했었나보다. 사실 젊음과 자유라는 판타지적 속성이 가득한 물건들이 우리 땅에서 난다는 것이 왠지 들어맞지 않는 설정이었는지도 모른다. 막연히 내 것이 아니어야 동경할 수 있다는 가정이었으므로.. 신토불이는 참으로 맞는 말이나 우리몸엔 우리쌀이라는 구호로 연결은 쉽지 않아야 맞다. 우리땅과 다르지 않은 우리몸은 우리가 갖지 못한 것을 원토록 빚어졌는지도 모르는 일이기 때문이다. 나는 지금도 그 추석 마지막 연후날과 같은 언저리외가방문 마지막 밤 내일 학교가기 싫어하면서 게슴츠레 바라본 맥주잔 때문인지 소주는 맛없고 맥주가 좋다. 조상님 면전에서 화투 따위는 거들떠도 못 볼 양반집안 친가도 그렇고 난 중학교 때 짝이 화투 가져와 쉬는 시간에 피고 쳤을 때까지 화투의 방식을 몰랐고 시가를 문 코 높은 아저씨나 금발 머리 길게 자른 하얀 소년소녀들이 지하실에서 피자와 맥주에 곁들여야 마땅할 것 같았던 트럼프가 한없이 신성해 보였다. 젊게 죽는 것에는 진짜 요절밖에 다른 방법이 없을까?

  1. 가벼운구름

    헐.. 마멍 하필이면 왜 먹는..

  2. 역시나그렇게

    구름 : 우리 둘다 좋아하는 사진이얌!

  3. ssem

    나도 아직 소주는. 근데 맥주는 배불러서 또 그냥.

  4. 역시나그렇게

    워낙 물을 많이 먹는 편이다 보니 괜찮은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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