괜스레 저렇게

괜스레 저렇게는 김괜저(@gwenzhir)의 블로그이오니 잘 읽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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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애정결핍이다.

엄청 오래된 글입니다. 역사적 기록으로 다뤄주세요.

내 친구 중에는 정말 솔직한 사람들이 몇 있다. 나는 절대로 인정하지 못할 것들을 선선히 털어놓고 지나간다. 나는 항상 단서를 다는 편이기 때문에—「이건 단점이자 장점이지」「물론 가끔 있는 일인데」등—그렇게 토 달지 않고 솔직하게 말하는 친구가 신기하다. 물론 처음에는 신기해하기보다 의심한다. 저게 정말일까. 그렇지만 어느 정도 친한 사이가 되면, 진심이라는 것을 그저 알 수밖에 없게 되던지 아니면 진심이라고 그냥 생각해 넘어가지 않으면 마음이 불편해 못 견디게 되기 때문에 그 사람은 솔직한 것이 된다.
나는 「내가 후회를 하는구나」라고 스스로 의식할 만큼 후회를 해 본 적도 없지만 (행태상이 아니라 싸가지상 그렇다) 만약 그렇게 느끼는 때가 있더라도 친구에게 그대로 털어놓지는 못할 것이다. 그냥 그 때는 그런 선택이 맞아 보여서 했고 지금 와서 보니 최선은 아니었지만 어쩔거야, 그런 식으로 말하겠지. 그렇다 보니 누군가 후회한다고 털어놓으면 나는 기분이 이상하다. 후회를 한다고 털어놓는 것이 워낙 솔직해 보여서, 그 사람이 실제보다 훨씬 쎄 보여서, 위로를 하던지 잠자코 들어야 할 순간에 이상한 오기가 생기기도 한다. 그러고는 나중에 생각해 보고 나서, 내가 별 말은 안했더라도 괜시리 많이 미안해진다.
누구나 애정결핍이다. 애정 과잉은 없다.
나도 애정결핍이다. 다만 인정하려 들지 않을 뿐이다. 인정한다고 애정을 자동 확보하는 식이 아니니까. 나는 촘촘한 애정을 선호한다. 날 신경 써 주는 사람이 많고 다각도였으면 좋겠다. 어찌 보면 정말 저속하지만, 이게 치유되면 혹시 죽을지도 모른다.

우린 정말 욕심이 많다. 잘 생각해 보면, 우리를 신경 쓰고 좋아하고 따르는 사람은 무척이나 많다. 하지만 우리가 제일 바라는 몇 명이 딴 데 보고 있으면 우리는 조금도 못 견딘다. 그리고 우리가 덜 좋아하는 사람하고 만나고 얘기하고 우리 얘기를 들려 주는 건 선심쓰는 일이라고 생각하기도 한다. 이기적이지만 다들 서로 그렇다. 괜찮은지는 상처 부위를 보면 안다.

  1. dARTH jADE

    언제나 ‘더’ 원하기 마련이니 치유되는 일은 없지 않을까요. 그나저나 다시 봐도 정말 깔끔한 모습이네요. 멋집니다.

  2. 김괜저

    조만간 더 깔끔한 모습으로..

  3. Jaan

    스스로에게 언제나 또렷할 수 있다면 좋을텐데 말이에요…

    저도 그나저나, 사진의 붉은색이 언제나 또렷또렷하고 강렬한 것이 멋져요.

  4. 김괜저

    빨간색은 팍팍 튀어야 제맛이지요.

  5. Lucapis

    저 역시도 소리내서 나 애정결핍이야 하긴 좀 그렇지만 내심 그렇게 생각하고 있답니다. 사람은 원래 외로운 법인것도 같은게… 어렵네요 (방이 너무 예뻐요! 저렇게 본건 처음인 것 같네요^^)

  6. 김괜저

    저도 이렇게 찍은 건 처음인데.. 반응이 좋네요

  7. 김괜저

    저는 반대가 천성이라서요.
    일년 있을 짐치고 너무 많지요.

  8. 슈파도잉클

    오오 이것이 문제의 방인가! 인테리어 굿.

    나 목요일 저녁부터 토요일까지 뉴욕에 있을거야. 금/토 Met에서 하는 심포지엄 가려구. 시간 봐서 보쌈 먹자…아님 보쌈집 위치라도 갈켜주삼…+_+;;

  9. 김괜저

    문제의 방이긴 문제의 방인데….ㅋㅋ
    와서 연락주셔유 보쌈 까짓거 먹으면 되지..

  10. in chicago

    난 애정결핍이야 누구보다도 애정결핍이야 부끄럽지않아 애정이 필요해

  11. 김괜저

    애정을 드릴게

  12. Versilov

    허락도 없이 트랙백 했습니다.

    맨날 눈팅만 해서 죄송해요 ㅎ

  13. 김괜저

    ㅎㅎ계속 해주세요

  14. 손톱

    선배는 너무 형언을 잘 하세요 =]

  15. 김괜저

    ㅋㅋㅋㅋㅋㅋ간만에 마음에 쏙 드는 칭찬이다. 잘지내냐

  16. 라임트리

    구경하다 가요.. 방 예뻐요. 사진 멋지네요. 내 방에서 저렇게 찍으면 어떻게 나올까.ㅋㅋ

    여기 왔다가면 원하는 게 많아져요…ㅋ

  17. JEAN

    … 가고싶다 재워줘 저기서, 라꾸라꾸… ㅠ_ㅠ 아오.. 환율좀 어떻게…

  18. 세주

    사진 너무 마음에 든다

  19. 아무개

    비공개 댓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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