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분간 환율도 있고 추수감사절 지출도 있고 해서 사는 데까지는 시간이 좀 걸릴 것 같지만, 망원 렌즈 쪽을 좀 보고 있다. (「렌즈 산 지 얼마나 됐다고」라고 생각하겠지만 난 지금까지 뭐 하나 사기 전에 육개월에서 일년은 뜸을 들이면서 살거야 살거야 해 왔다) 왼쪽 사진은 각각 Nikkor 70-300mm G 4-5.6과 Nikkor 55-200mm 4-5.6 VR인데, 아주 저렴하면서 몸집이 작다는 공통점이 있는 후보들이다.
원래는 18-200도 생각했었고 새로 나온 70-300 VR도 고려했었지만, 원래 망원에 돈을 많이 투자하기도 중간 화각까지 맡기기도 내키지 않았기 때문에 니코르 망원 줌 중 가장 가격이 싼 편에 속하는 저 둘로 좁혔다.
둘 다 어두운 것이 흠인데, 어차피 난 망원은 야외에서 사용할 용도로 샀을 뿐 아니라, 삼성 pro815와 니콘 D200을 거친 나로서는 현재 D300의 고 ISO 노이즈 수준에 만족하기 때문에 조리개 값에 대한 집착은 없어졌다.
솔직히 올 여름에 산 Tokina 11-16mm 2.8도 인터넷에서는 좋으니 싫으니 하는 소리를 많이 들어서 혼란스러웠고 사양에 비해 가격이 신기할 만큼 쌌기 때문에 걱정도 되었지만 막상 사용해 보니 내가 맞는 선택을 했다는 확신이 들었다. (하지만 초광각에 고정조리개이다 보니 저렴하다고는 해도 칠십만원대였다) 그래서 온라인과 주위의 「미쳤냐 그걸 사」는 많이 가려서 듣고 나의 직감에 의존해야겠다.
나는 갈매기가 멋지게 고기를 잡아채는 사진이라던지 차에 누워있는 여인네 사진이라던지 따위에는 관심이 없다.. 요새 망원 생각이 들 때가 있다면 길 건너편에서 상가 안을 찍는다던지, 찍는 것을 모르게 자연스러운 사람들을 찍는다던지 하는 것 정도다. 만약 내가 장비에 더 투자한다면 스튜디오 촬영 방향으로 더 배울 수 있게 조명하고 표준에 가까운 렌즈 쪽에 해야지, 언제까지나 취미로 머물 200mm 300mm 망원에 쓸 돈은 없다. 돈도 돈이지만 들고 다닐 힘도 없다. 왼쪽의 70-300mm이 내가 들고 다닐 만 한 가장 큰 사이즈라고 보면 된다. 가방도 작아서 전문가용 렌즈는 들어가지도 않는다. 또한 휘둘러 덕지덕지 달린 렌즈보다는 저 위, 특히 왼쪽처럼 간단하고 차분하고 드러나지 않는 디자인이 좋다.
모양이나 가격이나 화각이나 왼쪽이 더 끌리지만 (절대적인 화질은 오른쪽에 우위가 약간 있지만 크지는 않다) VR(손떨림 방지)가 있는 것 때문에 55-200도 고려하고 있다. (70-300도 VR 있는 새 모델이 있지만 $500대로, 차라리 전문가용을 쓰지 플라스틱 렌즈에 쓸 만한 돈은 아니라고 봤다) 지금 내게 있는 50mm 1.8은 워낙 밝아서, 11-16mm는 밝기도 밝고 워낙 광각이어서 손떨림방지는 안중에도 없었지만, 막상 먼 망원렌즈를 고르려니 Pro815때 무려 420mm 화각에 ISO 50으로 두고 찍으려던 극한의 상황이 생각이 나 그걸 돕는다는 (썩 잘 돕는다고 하는) 기능에 호기심이 가는 것은 사실이기 때문. 몰라, 어차피 당장 살 것은 아니니까 두고보자.
안녕하세요. 사진 밸리에서 오게 되었습니다. 저도 사람들의 평이 굉장히 낮은 렌즈를 하나 쓰고 있는데, 오히려 저한텐 그게 잘 맞고 좋더라고요.
살다가 느끼는 건데, 평을 듣고 정하는 것 보다 정말 직감에 의존하는 게 더 좋은 것 같아요.
무엇을 찍을지를 확실히 생각을 하고 렌즈를 사세요.
안그러면 돈 아까워요.^^
저같은 경우도 비슷한 사진을 찍고자 해서 골랐는데, 거기에 실내에서 경기사진 찍을 것과 MF가 저렴하고 저한테 편하다는 점을 골라서 싸구려 MF 135mm를 샀어요.
역광에서 플레어 생기는거랑 초점 무한대에서 약한거 빼곤 괜찮더라구요^^
사진가 여러분 고맙습니다. 끌리는 걸 사는게 맞겠군요 · _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