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연극보다 좋은 거 봤다.


아일랜드 극작가 Ronan Noone 작품 Brendan 무대독회에 다녀왔다. 헬스 키친에 있는 Irish Arts Center에서 배우 일고여덟 명에 관객 스무 명 정도로 공연. 무대독회(staged reading 즉 연기자들이 대본을 보며 구체적인 소품이나 무대 연출 없이 연기하는 것)에 이어 잠깐 리셉션(리셉션은 우리말로 뭘로 옮기면 좋을까. 사전은 환영회/피로연이라는데 아니잖아) 있었다.
아일랜드 출신 이민자인 주인공과 고향에서 세상을 떠난 어머니에 대한 얘기다. 주인공은 장례에도 못 갔지만 어머니가 극 내내 그를 따라다니면서 잔소리도 하고 대화도 나누고 조언도 한다. 엄마가 죽었다로 시작하는 작품 중 가장 유명한 L’étranger(이방인)와 어떻게 보면 반대인 정서로 이루어진 극이다. 매우 웃기고 울리고 자꾸 하는 감정적인 작품
3~4일 동안 배우들과 연출자가 모여서 토론하고 맞춰 보고 한 결과물이라는데 이건 뭐 돈 내고 보는 연극보다 훨씬 낫잖아(공짜였다). 맨 앞줄에 앉아서 그런 것도 있지만 무대독회의 특성상 연기만 보이기 때문에 그 순수한 과정을 보는 맛이 있다. 그런데 어찌 이 짧은 시간에 이리도 잘 하는지 궁금해서 알아봤더니 주인공 Brendan 역의 Dashiell Eaves(사진)을 비롯한 한두명은 보스턴에서 초연했을 때에도 참여했던 배우들이었다. 이제 점점 정들기 시작한 아일랜드 억양 역시 데드온이다. 초현실적인(진정한 의미에서 초현실주의는 아니지만) 연출이 약간 필요한 작품이기 때문에 오히려 무대나 구체적 동선 없는 독회가 잘 맞는 것 같았다. 워낙 소규모라 리셉션때 배우들에게 치즈 먹으면서 말도 걸었다. 좋았다.

사진 T. Charles Erickson, Huntington Theatre
사진은 보스턴 공연이다.
  1. 아무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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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김괜저

    악 시대가 바뀌었다 내가 D200 vs. D80 고민했던 건 맞지만 이제 너의 초이스는 D90 vs. D300.
    내 D300은 소중하지만 더 새로 나온 D90이 가격대성능비는 우월해 (D200보다 싸지 않나?)
    화상처리 품질은 같다고 봄. 기계성능이나 견고함 등 아니면 D90이 나을 듯. D80과 90은 많이 달라.
    특히 네가 캐논에서 갈아타는 거기 때문에 니콘 예전 모델(D200, D80 etc.) 사면 채도가 너무 낮아서 짜증날 수도 있어. 채도 최대로 높이고 찍어도 캐논 기본보다 낮거든

  3. 심바

    채도 낮은 건 각오하고 있어요. 확실히 캐논/니콘 두 개 번갈아가며 써보니까 채도는 캐논이 훨씬 우월하더군요. 근데 그건 그냥 아예 다 리터칭할 각오하고 있어요. 캐논 핀 문제 때문에 그 동안 속을 너무 많이 썩여서 AF만 완벽하게 맞아 준다면야 채도 그까이꺼(………) 분위기거든요.
    저 D90도 생각은 해봤는데 그거 동영상 녹화기능-_- 등 뭔가 필요 없고 마음에 안드는 기능들이 잔뜩잔뜩 들어있는 기분이라 처음에 맘에 안들어서 아예 들여다보지도 않았거든요. 가격이 D200보다 싸긴 한데, D200이나 D80은 단종되서 사려면 중고를 사야하기 때문에 실 투자 금액은 별로 차이가 없을듯.
    D300 무겁지만 너무 아리따워요. 처음 들어보고 오 선배의 초이스를 역시 우월해하고 감탄을 했었어요. 답변 감사드려요 XD 전 또 아 앞으로 몇 달을 갈팡질판 하겠군요 🙁

  4. ZOON

    우와 공연 정말 재밌으셨겠습니다;;;

    니콘 채도 낮은건 니콘캡쳐쓰면 많이 좋아진다더군요… 카메라에서 버린 정보들을 프로그램이 살려준다던가 뭐라던가 (<- 하지만 디지털 장비는 펜탁스 쓰는 사람)

  5. 김괜저

    저는 어차피 라이트룸 쓰기 때문에 해당 사항은 없습니당
    니콘 신모델들은 기본채도도 좀 높게 나오도록 개선되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