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고치기 어렵다.

예전에 했던 말을 돌아가 고치는 것은 하기 까다로운 일이기도 하지만 용기를 내기 어려운 일이기도 하다. 그러나 하려면 얼렁뚱땅 말 바꾸지 말고 수정을 공표하여야 떳떳하다. 브로그 같은 곳에 매일같이 잡한 생각을 쏟아내는 사람은 일관적인 사람이 되자는 면에서 굉장한 불리함을 자초하기 마련이다. 나는 좀 더 심사숙고해도 괜찮을 갓난 의견들도 그냥 날것으로 매일같이 적어 넘기고 한 번 쓴 글을 돌아가 고치지 않기 때문에, 지금 당장의 최신 업데이트된 내 뒤에 청룡열차처럼 죽 따라오는 예전 나의 조각을 읽고 이런 놈이구나 판단할 많은 모를 사람들 머리에 남을 과거의 오류나 오판이나 그저 씁쓸한 취향이 불현득 염려될 때도 있다.
사소한 잘못 예를 들면 진하게 염색된 청바지를 건식 세탁(드라이 클리닝)하는 것이 맞다는 2년 전의 주장 정도면 그리 어렵지 않게 번복할 수 있다. 하지만 더 큰 이론이라면 어려울 수 있겠지. 아니 생각하니 어떤 사소한 것들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더욱 번복하기 어렵기도 하다.


생각을 틔우기 위해 날 세운 산토쿠로 편견에 가로로 금을 내어 낯선 오븐에 컨벡션으로 잠시 구우시오.


어제 밤에는 정말이지 오래간만에 내 마음에 쏙 드는 무거운 비가 내렸다. Corrado에서 호두 파이를 먹으면서 커피를 마시면서 옆 창문을 열어 놓고 rasquachismo와 멕시코 가정 제단에 대한 자료들을 읽고 있는데 수 차례 시퍼렇게 번개가 치더니 참으로 깨끗하게 쏟아지기 시작했다. 나의 단단한 방수 가방 Axio hardpack을 메고 있었더라면 그대로 맞고 싶기만 한 비였지만 연약한 집배원 가방뿐이었기 때문에 그러지는 못했다. 하지만 몇십 분 동안이나 내가 본 것 가운데 가장 밝은 축에 드는 번개가 꾸준하였기 때문에 신나서 속이 쿵쾅쿵쾅거리면서 공원들을 돌아다녔다.

  1. 심바

    어제 번개는 멋있었어요 🙂 밝은 파랑과 보랏빛이 났지요! 여긴 비가 안와서 아주 조금 아쉬웠지만.

  2. 김괜저

    아 거긴 번개만 쳤구나

  3. 카방클

    오오 반면 저는 몰래몰래 예전에 썼던 글을 지우고는 한다는..

  4. 김괜저

    오오..

  5. 세주

    난 내가 어제 쓴 글만 봐도 손발이 오그라들던데 ㅋㅋ 당신의 일관성은 양호한 수준이야

  6. 아무개

    비공개 댓글입니다.

  7. 아무개

    비공개 댓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