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되게 좋았다.

조금 전까지 퍼붓듯이 내렸다. 되게 좋았다.


어디선가 얻은 공짜표로 로즈와 영화를 봤다. 할로윈 계획도 세웠다. 롤 먹는 집에 가서 롤을 많이 먹었다. 일번가에서 그 밖에 할 수 있는 일은 별로 없었다. 백화점도 닫았다. 오전에 붐비는 백화점들은 이십 년째 좀 신기하다. 바지 수선은 잘 하지만 수선해 놓은 바지를 잘 못 찾는 곳이다.


양재에서 오전을 죽치다가 프랑스어 학원에 갔다가 광화문에서 늦은 점심을 먹고 (멜로디스냐 버거킹이냐는 대답이 「둘 다 질렸어」일지라도 의미가 있는 선택권이었는데…) 종로로 와서 남은 오후를 죽쳤다. 이 내내 물론 퍼붓듯이 내렸다. 되게 좋았다. 사람 많을 곳들만 갔지만 안 붐볐다. 또 빗소리는 아무리 시끄러워도 조용한 것 같다. 그러다가 세주와 연락이 되었다. 안국에 잠깐 갔다가 교대로 내려가서 세주와 다빈선배를 같이 만났다. 다빈선배와 심바 자매는 목소리가 정말 비슷하다. 중국말을 잘 하는 분들이다. 세주는 러시아말을 내가 아는 애들 중 러시아 애들 빼고 제일 잘하는 분이다. 걱정할 필요가 딱히 없었던 세주 걱정을 같이 해 주었다. 열심히 그러니까 밤이 되었다.

  1. 심바

    목소리 비슷한 심바도 만나 보셔야죠! 저 15일이면 귀국합니다 x)

  2. 김괜저

    자매품 심바님ㅋㅋ

  3. 두두

    비를 좋아하는 괜저ㅋㅋ 근데 너 마우스 사려고 했더니 모델이 뭔가 많아;ㅅ; 모델명 좀 알려주어요..

  4. Rose

    Up Up Up U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