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덜 대담했다.

지난 주말만큼 이번 주도 빨리 갔다. 중요한 일들이 수요일에 몰려 있었는데 그래서 수요일 전까지는 할 일에 비해 시간이 너무 적은 것 같아 빨리 지나갔기 때문인 것 같다. 아니면 그냥 이제 시간이 빨리 가기로 작정을 한 걸 수도 있는 것 같다.
그냥 나으면 낫는거지 감기가 왜 후유증이 있는지는 모르겠다. 이런 걸 신종플루라고 하나? 어쨌든 일도 많으니 다른 것들은 약간 귀찮아져서 밥도 그냥 매끼 사먹었다. 지금은 Kimmel 학생회관에서 시간 보내고 있다. 수업은 끝났고 세시 반에 커피타임이 있어서 그걸 기다리고 있다. 서쪽 동네에서 단편소설과 단막극을 좀 읽었는데 자신감을 더욱 공고히 하기 위해서였다. Longevity and Prosperity Dim Sum Buffet를 워크샵 하였는데 내가 다시 읽어봐도 그렇기를 지나치게 미묘한 걸 노렸던 것 같다. 특히 시작 부분을 나중에 썼더니 미심쩍고 병신 같은 이야기라는 점이 충분히 부각되지 않았기 때문에 좀 비틀거리게 되는 것 같다. 작년에 쓴 The Fascinating Repercussions of Our Voltaic Loss와 비슷한 정신으로 쓴 작품이었는데 그 때만큼 대담하지 않았던 것 같고 시도한 것들이 너무 자잘했다.
한편 극작도 재밌고 잘 하고 있긴 한데 앞으로 써야 할 작품이 걱정이다. 나는 애초부터 극작을 접할 때 부조리와 반현실주의로 배웠고 그래서 좋아하기 때문에, 정석과 형식과 감동과 눈물과 기타등등 그렇고 그런 것들을 중심으로 다루는 이 수업에 내가 쓰고 싶은 것을 적용하는 것이 어려웠다. 나는 고난과 역경, 진정한 인간주의, 그런 게 싫어서 그렇다. 다행인 것은 일단 선생님이 내 양식과는 정말 다름에도 불구하고 참 대단한 사람이라는 것하고 같이 하는 애들이 워낙 다양하게 잘나서 재미가 붙는다는 것이다. 얘네가 창작문예 애들보다 훨씬 잘났다.

— Édith Piaf : La foule
  1. 마말

    왜? 고난과 역경 좋지 않은가?

  2. 김괜저

    난 진지한 게 싫은가 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