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averly Place와 Green가 사거리에 책 수백권이 흩어져 있고 사람들은 멈춰서서 책더미를 뒤졌다. 약간의 비 내리고, 대학 사람들이 늘 줄 서는 Oren 커피집 (문예창작 수업 같이 듣는 Jessica가 일하는 곳이라 요새 좀 더 자주 간다) 앞이라 그런지 갑작스런 서적처분을 반가워하며 주저앉아 골라내는 사람이 많았다. 좋아하는 음악 레코드판도 꽤 찾을 수 있었는데, 전축도 없으면서 LP를 모으는 건 내가 하기에도 너무 hipster다운 짓이었기 때문에 그냥 커피만 샀다.
한편 오늘도 두세 군데 서점에 습관처럼 들렀지만 읽고 싶은 것이 별로 없었다. 요새 나오는 책들은 너무 열심히 들여다보고 골라야 되서 피곤하다. 예전에는 대충 훑어보면 질이나 급을 약간은 파악할 수 있었는데 요새는 기준이 변한 것도 있고 겉보기에는 다들 멀쩡하게 나오기 때문이기도 하고 덜컥 골랐다가 입맛을 버린 적이 많이 있다. 책의 인기라는 것이 영화 관객수나 음반 판매량 정도로 의존하기 어려운 잣대가 되지 않았나 싶은데 예컨데 이번 주 New York Times Book Review 표지에는 Malcolm Gladwell(Blink! 쓰신 분)의 새 책이 실렸다. 뭐 돈 많이 버시는 분이고 글도 술술 잘 쓰시는 분이긴 한데 표지에 오른 것이 조금 의아하긴 했다. 게다가 Vladimir Nabokov (Lolita)의 유작도 제치고 Paul Auster 신작도 제쳤다. 이런 생각을 하면서 마음에 드는 영화를 많이 상영해 주는 걸로 개인적으로 유명한 Sunshine Cinema를 지나는데 모든 포스터들 뒤에 새 Twilight 영화 포스터가 줄줄이 덮어씌워져 있는 것을 보니 마음이 편하지가 않았다.
그냥 닫으려다 분위기, 생각 등이 감화되어 남깁니다.
또 들를게요~
그 씁쓸함이 여기까지 전해지는 군요. 변하는 것의 안타까움이랄까, 기대에 대한 어긋남이랄까.
이런 모습들은 그곳이나 이곳이나 크게 다르지 않을지도 모르겠다, 라는 생각을 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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