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산 모자를 거듭 샀다.

지난번 썼듯이 추요(chullo) 하나를 사고 좋아했다. 아부지가 공항에 들러서 뵈었을 때 쓰고 나갔는데 사진을 본 성희가 예쁘다며 잘 쓰라고 격려했다고 한다. 그런데 며칠 뒤 Angelika에서 A Single Man 보는 새에 잃었다. 삼갯이 놀러왔던 다음날 같이 찾아가 모자 어디있습니까 하고 물었는데 산처럼 쌓인 분실모자 가운데 내 것은 없었다. 그래서 구입처인 Topman에 찾아갔는데 모두 팔려나가고 더는 들어오지 않는다고 들었다. Topshop 옷들을 딱히 좋아하지도 않는데 그 중 딱 하나 간직하고 싶었던 게 이런 식으로 떠났다. 오늘 TriBeCa에 빌린 집에서 오는 길에 한 남자가 꽁꽁 싸맨 채로 그 모자를 쓰고 걸어가는 것을 보고 방향이 대충 비슷해 쫓아갔다. 「저기 민망합니다만 모자 좀 파시겠습니까」 「…」 「톱숍에서 서른몇불에 사신 거 아는데 사십오 불 드리겠습니다」 「좋소」 다행히 걷는 방향이 같아 왜 쇼하는지 설명이라도 할 수 있었다. 「나 때문에 모자도 없이 집에 가야 되서 미안하네요」 「후디도 있고 저 구석이 집이니 괜찮습니다 모자 잘 써요」 「Thanks dude, bizarrely holy Christmas.」 「I like bizarre.

  • 우녕탱

    와우 진짜 마음에 드셨나봐요! 길가던 사람에게… ㅋㅋ 그래도 다행입니다~ ㅋㅋ

  • 김괜저

    너도 해봐..

  • Rose

    우와, ㅋㅋㅋ 뉴욕생활은 정말 재밌는 것 같아. 영화나 소설에 나오는 이야기들이 맨날 일어나 -ㅁ- 꿈의 도시

    언젠가 꼭 가고말꺼야! 그나저나 그 모자 그렇게 좋았어? ㅎ

  • 김괜저

    내가 이상한 짓 했다고 왜 꿈의 도시가 되는지ㅎㅎ

  • 지해

    ㅋㅋㅋ 재밌어요.

  • 김괜저

    ㅋㅋㅋ

  • 심바

    선배! bizarrely Merry Christmas 😀

  • 김괜저

    bizarre is so effin’ hard to spell

  • 꿀우유

    앗, 저번 포스팅에서 정말 탐났던 아이템인데…..

    저도 길가다 아, 그거 어디서 사셨죠? 저한테 파시면 안될까요? 하고 싶을 때가 한두번이 아닌데

    멋진 득템 하셨네요, 축하드려요 ㅎㅎㅎ

  • 김괜저

    근데 꿀우유 맛있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