뿐이었는데

굵은 글씨로 쓴 후회합니다는 말뿐이었는지 또 찾아와 입을 벌리고 섰잖다
나 사이에 크지 못한 걸 알고 화려한 용모로 날 보잘것 없는 기분 들게 하였다
그토록 앵기던 삼학년 청년처럼 당신은 그대로 삐딱하게 서서 윙크를 보낸다
남의 대야에 침 뱉아놓고 자갈밭에 쏜살같이 멀어져가던 뒷모습, 나는 그저
하하 웃고 어깨 툭 한 번 건드리고 상처는 모른다는 포부를 내어 보이고 싶었을
뿐이었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