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에서 짐이 전부 왔다. 6~10일 걸린다는 말은 다섯 개 보내면 하루에 하나씩 6일째부터 10일째까지 나누어 온다는 뜻이었던 모양이다. 때문에 전부 올 때까지 기다린 뒤에야 이차장님 댁에서 가져올 수 있었다. 다만 내가 가진 것 중 세 번째로 값어치가 높은 Cinema Display가 든 마지막 상자가 통관에서 묶여버렸다. 산 지 이 년 넘은 물건이라 그 영수증을 찾아서 보내라는 걸 어떻게 해야 할 지 모르겠다. 어쨌든 그 하나 빼고 나머지 짐을 육 층까지 옮기는 운동을 하였다.
이틀 전에는 레바논 출신 친구인 Paulina와 Yara를 필두로 하여 떼지어 마침 우리 집 바로 옆에 있는 레바논 음식점에 가서 푸짐하고 고급스러운 저녁을 먹었다. 각자 먹은 음식들도 맛있었지만 기름에 마늘을 넣어서 갈아 놓은 양념과 타히니와 바바가누쉬가 무지 신선하고 맛있어서 급하게 먹었다.
교실에 피아노가 있어 방과후 애들이랑 놀 때 늘 치다 보니 일층 교수들과 문지기 아저씨에게 시끄럽고 좋은 인상을 남기고 모르던 애들이랑도 슬슬 친해졌다. 확실히 비슷한 처지에 그만그만한 관심사를 갖고 여기에 온 애들이기 때문에 뉴욕에서처럼 말이 통하는 사람을 걸러내는 데 힘을 많이 쏟지 않아도 된다. 경사스러운 것은 파리에 직접 와서 사는 애들치고 아 파리 이것은 바게트꽃 핀 천당 이렇게 낭만적이기만 한 애들은 그다지 많지 않다는 것이다.
내일은 왕년의 기계체조 선수이자 친구의 여친인 Peishan과 발표를 해야 해서 그거 준비하다 자러 간다.
괜저야 줄무늬 셔츠+베레모+세일러st 스카프+바게뜨꽂고+자전거 (에펠탑 배경은 옵션) 설정 샷의 디맨드가 폭발적이야. 부탁할게.
딖따야 나는 파리의연인이 아니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