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에는 덮어두고 좋아하기에는 너무 귀엽고 고풍스런 것들이 많다. 뉴욕에 있을 때에는 어디까지가 눈에 고운지에 대한 경계가 하루같이 멀어지는 훈련이 되었었는데 여기에는 그런 자극이 별로 없다. 그래서 종종 미적 정화(aestheticize)되는 데 대한 걱정이 든다. 큰 불만이 있는 건 아니다. 가을에 육군에 가면 그런 훈련뿐일 것이다.
어쨌든 그렇게 귀엽고 고풍스런 것들 중에 벼룩시장이 있어서 일요일에 Peishan, Morgan과 함께 갔다. 테니스체가 수놓아진 흰색 편물(knit) 타이와 책 몇 권 (Camus, Genet, Duras) 샀다. 나는 벼룩시장에 대해서도 이중적인 태도를 보인다. 한편으로는 물체(objet)에 대한 욕구에 잘 들어맞는 환경이기 때문에 좋아하지만, 획일화된 옛스러움의 평균값에 묻혀 버리는 느낌도 드는 것이 사실이다. 어찌됐건 재미있는 곳인 것은 확실하다. 내 눈에만 보이는 대단한 물건을 찾아서 취향을 객관적으로 검증받겠다는 의지는 앞뒤가 좀체 안 맞지만 분명한 본능이다. 이 벼룩시장은 파리 근교 Saint-Ouen에 있다.
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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