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로운 현실이란 없는 것이 아닌가 싶다. 현실로부터 자유로와야 자유라고 본다. 나를 놓아두는 현실은 역설적으로 자유로운 두뇌에 별반 도움이 되지 않는다. 어제보다 더욱 자유로운 것 같다.
여름학기는 일반학기의 80%에 달하는 수강료에 해당된다. 일반적으로 우리학교 두 학기면 장학금 한도금액을 벌써 웃돌기 때문에 여름학기 학비를 추가로 지급받을 수 있는 방법은 없다. 다만 여름학기가 올 학년(2009~2010)에 포함되지 않고 내년(2010-2011)으로계산되는 경우, 내년분 장학금에서 미리 당겨서 받을 수 있게 된다. 어차피 결국은 추가 비용만큼 부모님 신세를 져야 하는 것은 같지만, 성희가 막 대학 입학한 상황에서 기왕이면 당겨 받는 것이 당장의 부담을 줄일 수 있는 방법이기 때문에 그렇게 되었으면 한다. 담당자 박지연씨에게 전자우편을 보내놓았는데 잘 좀 해결되었으면 좋겠다.
그나저나 여름학기에 Résidence République(현재 신입생 기숙사)로 들어가야 할지도 모르는데 그렇다면 걱정이다. 난 지금 살고 있는 아파트가 있고 얼마든지 여기 계약을 연장할 수 있기 때문에 붙어 있고 싶지만 Writers in Paris 프로그램 규정상 다같이 한 달 기숙사 생활을 해야 한다는 것인데, 집에서 République까지는 지하철로 삼십 분 거리인 데다 기숙사 방은 내가 이미 여러 차례 가서 보았듯이 비좁고 불편하고 너무 청소년해서 거기에 현 아파트에 맞먹는 돈을 내고 산다는 건 좀 억울한 노릇이 틀림없다. 지금 이미 거기 살고 있는 내 친구들이 여름까지 같이 있는다면야 또 모르겠는데 그것도 아니기 때문에 더욱 매력이 없다. 문창과 총괄자인 Scott에게 전자우편을 보내놓았는데 잘 좀 해결되었으면 좋겠다.
제1직장(브랜드 작명업)에서는 고맙게도 한달에 두 번 꼴로 발상 건이 들어온다. 한 건당 서른 개 정도 발상안을 준비, 도메인 검색까지 해서 보내면 되는데 의뢰사가 어떤 분야인가에 따라서 몇 시간만에 끝날 때도 있고 며칠을 머리 싸매도 불충분할 때도 있다. 그리고 본사 작업흐름상 일이 불규칙하게 들어오고 주어지는 시간도 들쭉날쭉해서 작업 분배를 잘 해야 제 때 완료할 수가 있는 일들이다. 다행히 지금까지는 한 번도 일을 못 받거나 받았는데 못 완료한 적이 없다. 농담으로 날 명예정식사원이라고 하시는데 나로서는 농담으로만 들리지는 않는 고마운 말이다. 어쨌든 어제 완료한 가장 최근 작업은 영상 컨버전스 관련 서비스명이었는데 지난 번 발상과 방향이 좀 비슷해서 잘 받아들여질지 모르겠다. 나름대로 설명을 화사하게 덧붙여서 전자우편을 보내놓았는데 잘 좀 해결되었으면 좋겠다.
제2직장(교육출판, 학원업)에서는 굉장히 오랜만에 (거의 일 년이 다 되어 가는 것 같다) 로고 디자인을 부탁했는데 생각보다 기간이 너무 촉박해서 좀 걱정이다. 디자인을 먼저 염두에 두고 일정이 돌아가는 회사가 아니다 보니 이런 경우가 잦지만 사실 그렇기 때문에 나처럼 시간 없어서 못한다고 떼 잘 못 쓰는 뜨내기를 계속 써 주는 것이기도 하니까 큰 불만은 없다. 다음 주까지 해서 보내드리겠다고 전자우편을 보내놓았는데 잘 좀 해결되었으면 좋겠다.
파리의 보헤미안 디자이너 무슈 킴
나 그런 거 되게 별로야.. ㅜ
선생님마씀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