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의욕적으로 기다린다.

화면 상단 오른쪽 끝에 전자우편 올 때마다 알려주는 아이콘을 실수로 없앴다. 집에 인터넷이 마음대로 안 되니 약올라서 그랬다. 문제지 표지 몇 개 찍어서 보내줘야 하는데 우편함 확인이 뜸해지니까 나도 느려진다. 어제밤에 오스깔이 비행기 시간이 바뀌었다고 적어 보냈었는데 보지 못했다. 오전에 학교까지 굳이 찾아가서 마음껏 인터넷을 했는데도 우편함을 안 봤다. 결국 오늘 두 시 이십 분 비행기로 생각하고 공항에 마중을 나왔다. 중간에 전철이 서는 바람에 터미널에 도착해선 뛰었는데 아무리 기다려도 안 보이길래 그제야 비로소 확인하고 여섯시 반으로 항공편이 바뀌었다는 걸 알았다.

호흡을 가다듬고 Relay로 가서 잡지 두 권과 큰 물 한 병을 샀다. 한참동안 보지 않던 Esquire 미국판을 Christina Hendricks 때문에 샀는데 (영국판은 꼬박꼬박 본다) 역시 아무 내용도 없다. 그래서 얼마 안 남은 노트북 전원을 십분마다 확인하면서 흐릿한 화면으로 <하녀>를 보았다. 시간이 금세 갔다. 오스깔은 육 분 뒤에 내린다. Gmail 알리미도 다시 보이게 했다.

— The Cardigans : Great Divide
  • 아무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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