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뉴욕대구여자로 하여금 서울을 누비게 하였다.

누비다라는 말을 알런지는 모르지만 뉴욕과 파리에서의 본인을 가까이에서 안 이로는 최초로 한국에서 만난 Carol이 내 지난 대구방문 답례차 (그리고 아버지의 강연이라는 보다 강력한 목적도 겸하여) 서울에 왔다. 좀 부끄럽게 으리으리한 임페리얼팰리스호텔에 묵게 되어 호사스럽지만 제대로 된 서울이 보고 싶대서, 가까운 압구정에 삼십 분 정도만 잠깐 들렀다가 바로 한강을 건넜다. 명동을 지나 (은행을 사먹었다) 종로에서 목살 소금구이로 제대로 요기하고, 인사동과 광화문 쪽으로 돌아서 이태원으로 갔다. 토요일 밤이라 핑핑 도는 이태원을 그녀는 제일 즐거워했다. 대구 출신이고 잠깐의 국내 생활도 그 곳에서 한정된 주변인들과만 해 왔기에 여러모로 한국을 단단히 오해하고 있지 않나 싶어서 이태원 얘기가 나온김에 내가 아는 만큼의 서울 근현대 사회정치사를 간략하게 떠들어주었다. 우리는 난 곳을 최대한 이해할 의무가 있다. 어려운 일이다.

— Enrico Macias : J’ai quitté mon pays

  1. 댕구리

    서울은 은근히 사진빨 좀 받는 듯. 종로길 걸으면서 꼬소한 은행 먹고 싶어지네요.

  2. 김괜저

    길거리 은행 좀 비싸긴 한데 맛은 괜찮네요

  3. 은행!

    요즘 길거리 음식에 시각적인 매력이 있다고 생각하는 중이에요

    반질반질 노란 알알이 컵에 담겨있는 모양도 좋군요

  4. 김괜저

    까만컵이 더 예쁘지만 쓸데없이 비싸므로 종이컵에 담긴 것을 추천. 어차피 흰 봉투에 옮겨 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