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친구를 그 친구와 보았다.

내 친구들 특히 고등학교 동창들은 여기저기 흩어져 있기 때문에 각자가 졸업 후에 만난 사람들은 잘 모르는 경우가 많다. 나와 제일 친한 동창들 가운데 장기간 사귄 여자・남자친구가 있는 경우에도 내가 만나본 적은 별로 없다. 그런데 올 여름에는 몇 번 친구의 친구를 만날 기회가 있었다. 예를 들어 천적이의 여자친구도 이 주 전 쯤에 신사동에서 같이 만났고, 난난이는 여자친구는 못 봤지만 같은 대학 동기인 친구를 엊그제 강남에서 만났다. 어제 저녁에는 무가식과 여자친구를 압구정에서 보았고 나중에는 재희도 왔다. 오래된 사람에게서 새로운 사람을 소개받으면 요샌 웃겨보려다가 무리수로 끝나는 흔한 경우가 너무 무서워서 몸을 좀 사려본다. 하지만 몇 십 분만 있다 보면 못 참고 또 떠드는 것이다. 처음 만나면 내가 표정 변화 없이 하는 우스갯소리를 당혹스러워하는 이도 좀 있다. 가는 곳 만나는 사람에 따라 방식과 완급을 잘 맞추는 것이 관건인데 서울에서 한국보통사람 만나는 요령이 전보다 확실히 준 것도 같다. 그게 별로 싫지는 않았다.

생수 사먹느라고 막차를 코앞에서 놓쳤지만 계산에 좀 느리신 기사님 덕분에 택시를 싸게 타고 왔다. 안전운전 하시길

— Crazy Horse : Ne rentre pas ce soir
  1. 아무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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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김괜저

    좋아요 손 하나 까딱 안 하시면……

  3. 아무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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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 김괜저

    전 평촌이니 거리상으로는 서초구가 중점이지만 심리적으로는 신사나 한남이면 공평하다고 느껴질 것 같아요

  5. 김괜저

    우리 아파트에요.

  6. 아무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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