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버리

후르츠 펀치에 머리를 처박으면
느낄 수 있다
내가 걸었을 법한 물버리
옥신각신 실랑이를 벌였을 법한
나무열매 장수의 땅을
거실 탁자 위에 무겁게 놓인
리즈의 뿌연 사진집도
모르는 축축한
그런 쓰러질 것 같은 기분 말이다
잡지 책등으로 팔뚝을 긁으며
오는 물버리
소파 집 옥상에 펼친
새까만 하늘에 들리게
노래를 틀어 주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