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정리를 한다.

비 내리고 간 후에 그렇게 청명할 수가 없다. 방 창문 밖으로 관악산의 바위와 나무들이 부끄러울 정도로 선명하다. 열이 올랐을 때 산 두유가 많이 남아서 지금도 그걸 먹고 있다. 집에 있는 것들을 정리하고 있다. 책이 많다. 사실 한 십 년은 마음놓고 읽을 수 있는 정도의 많은 책이 집에 있지만 늘 새 것을 사 모은다. 아직 제대로 읽지 않은 것들을 Netflix queue처럼 목록으로 만들어야겠다. 군에서 좀 풀려서 책을 읽을 정도가 되면 그걸 순서대로 읽으면 되겠다. JonathanChronic City를 가장 위로 오게 하면 되겠다. 영어 책 다섯 권에 한글 책 하나, 프랑스어 책 하나, 이렇게 반복하면 비율이 맞을 것이다. 그러나 가장 긴 책들이 영어 책이기 때문에 실제 읽는 글은 대부분 영어가 된다.

성희가 3공철을 찾기에 내가 모으던, 진노랑색 옷감으로 마감된 근사한 것들 중 하나를 주었는데 며칠 지나지 않아 친구들이 너무 부내난다고 한다며 도로 갖고 왔다. 그 예전 싱가포르에서 Bookbinders Design을 처음 보고 침 흘렸던 그건데……. 지금은 비어 있다. 모든 문서는 연도별 과목별 등으로 나눠서 종이 띠를 둘러 종이상자에 꽂아놓았다. 슥 보아도 대여섯은 되는 진노랑색 철들은 속이 비면 표지가 휠까봐 고등학교 때 작품집을 몇 개씩 넣어놓았다. 속이 빈 것들은 허약하다.

— I’m From Barcelona : Treehouse

  1. 재석

    ㅋㅋㅋ형 블로그 구경하다가 게시글이 하나씩 밀리는걸 보고 난 지금 실시간 업뎃을 경험하고 있는거라고 느꼈어요. 곧 입대하죠?

  2. 김괜저

    내일 한다 아싸

  3. ㅎㅎ

    입대 잘 하세요! 몸 건강히~ 화이팅입니다 ㅎㅎ

  4. ㅎㅎ2

    매번 눈팅만 했었는데, 군 생활 건강히~ 화이팅 하세요!

    동생이 공군이라 남일같지 않은 사람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