괜스레 저렇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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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영국 에스콰이어 재디자인을 실패로 본다.

엄청 오래된 글입니다. 역사적 기록으로 다뤄주세요.


British Esquire, February 2011

British Esquire, June 2011

사실 디자인 뿐 아니라, 편집장이 새로 바뀌면서 잡지가 스스로를 통째로 격하시켰다. 참을 수 없다.


고등학교 졸업한 직후부터 꾸준히 남성지를 보았다. 가장 오래 본 것은 재작년 말까지 본 Details이지만 몇 계절을 주기로 지나치게 되풀이되는 가락이 지겹고 정보나 미학보다 자극 위주의 기사에도 흥미가 떨어져서 끊었다. 디테일이 없거나 읽을 게 더 필요할 때 사 보던 미국판 GQ는 요새 해외잡지 거래하는 사이트에서 왕왕 공짜로 끼워줘서 몇 권 있는 정도다. 내가 찾아서 보는 좀 더 작은 규모의 또는 특수주제 다루는 여러 잡지들은 제외하고 순수 남성지로 여겨질 만한 잡지들 중 유일하게 정기구독(입대 후엔 매월 공수)하던 것이 영국판 Esquire였다.


얼마 전까지의 영국에스콰이어는 시각적으로도 내용면에서도, 깔끔하고 고상하되 지루하지 않고 장난기 있으되 품위를 잃지 않는 그나마 어른다운 잡지였다. 기사는 새로운 것, 꼭 알고 꼭 사고 꼭 가 볼 것에 치우치지 않고, 아무 짝에도 쓸모없어 보이지만 읽으면 흥미가 생기는 그런 유기농한 것들이 많았단 말이다. 그러나 최근 반 년 사이 적어도 디자인 측면에서는 세세한 곳까지 신경쓰지 않는 것 같은 실망스러운 모습이 보이더니 결국 미국판 GQ를 그대로 보고 만든 것 같은 형편없는 자아붕괴를 놓고 성공적인 재디자인이라고 자랑하고 있다. (참고로 기존의 작업도 맡았었던 같은 디자이너이다.)


표지만 봐도 여유를 잃은 것이 느껴지고, 속을 들여다보면 미국GQ의 전매특허인 반딱반딱하고 화사한 스튜디오 사진들에, 예전의 (가끔은 조악했지만 괜찮을 땐 놀라울 정도였던) 글꼴을 버리고 개성 없이 넓게 박힌 타이포그래피로 일관한 것을 확인할 수 있다. Steve BuscemiKelly Brook 두 명의 표지모델 사이의 간극만큼 허접하게 달라졌다.

  1. 아얀

    오 6월호는 보고 맥심 화보인 줄;;; 잘 만든 남성잡지 하나가 여성잡지 열 권 부럽지 않은 것인데;;

  2. 김괜저

    말도 안 되지 않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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