괜스레 저렇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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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사실 색실을 사야 했다.

엄청 오래된 글입니다. 역사적 기록으로 다뤄주세요.

까페 슬로우에서 나만 햄버거 먹고 무가식은 버드와이저만 마셨다. 카투사와 공군어학병의 생활은 한 면에 올려놓고 비교하기가 까다롭다. 하는 고민이 다르고 서로가 부럽지 않다. 나는 가끔 무가식과 내가 얼마나 다른 사람들과 얼마나 다른 속성으로 주목받는 관계를 맺으며 살아가고 있는지를 간과하지만 그건 괜찮다.

북촌방향(홍상수)을 보러 광화문 씨네큐브 쪽으로 올라갔지만 시간이 애매해서 그만두었다. 대신 서울에 연 띵크커피에 갔다. 뉴욕에서는 이미 살짝 식상하리만큼 예상가능한 곳인데 서울에 온 것은 스스로를 위해 참 잘 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곧 서울의 고분고분한 손님군상에 안주하게 될 지도 모른다. 띵크커피처럼 만들어 놓고 적당한 커피를 팔면, 손님을 때려도 망하지 않을 것이다. 뉴욕에서보다 한층 더 정돈된 느낌과 깔끔한 직원들이 돋보였다.

이미 추석 전날 밤이 가까워지고 웬만한 곳들은 다 닫은 걸 알면서도 종로를 누비고 다녔다. 광장시장을 필두로 이미 오늘이 버린 청계천가 시장들을 헤메어 보았다. 나는 사실 색실을 사야 했다. 색실을 사려면 낮에 나가는 수밖에 없는데 낮엔 놀기 바빴다. 굳게 문 닫힌 자재상에 가서 색실을 사는 데에 실패한 나의 모습을 보았다. 옆에 노점들에선 거의 둥근 달 아래 얼음에 대충 올려 놨다가 대강 썰어 주는 모듬회와 쏘주를 즐기는 아저씨들이 색실을 사는 데에 실패한 나의 모습을 보았다. 충무로에서 다리를 삐고 절뚝거리며 돌아왔다.

  1. 별일없이산다

    악 북촌방향을 봤다니 정말 부럽구나

  2. 김괜저

    못봤다니까요ㅋㅋㅋㅋㅋㅋ

  3. 별일없이산다

    미안. 북촌방향만 보고 흥분했다.

  4. 몽상가

    이 사진들이요 후보정을 하시는거죠? 그 효과가 굉장히 느껴지는데 뭐지.. 이름은 모르지만 색의 경계가 두드러져 보이는? 맞나요?

  5. 김괜저

    Vibrance라고 하는 색차이 강조 보정에 의한 것일수도 있고 Clarity라는 경계명도 강조 보정에 의한 것일수도 있고요. 하나하나 다 보정하므로 그때그때 다릅니다.

  6. 몽상가

    답글 감사합니다 ^^
    하나 하나 보정하신다니, 부지런하시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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