괜스레 저렇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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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선임들이었던 사내들을 만났다.

엄청 오래된 글입니다. 역사적 기록으로 다뤄주세요.

술집을 나서 홍대입구역으로 걷는 동안 계절은 겨울이었다. 눈발 날렸다. 성탄 이틀 전 금요일 저녁의 홍대입구역 구번출구는 숨 돌릴 틈 없이 젊은이들을 뱉어냈다. 사람들은 하나같이 장갑 한 쪽을 겨드랑이에 끼고 전화기 화면을 문질렀다. 우리는 홍대인지 신촌인지 강남인지 분간하기 어려운 보편적인 분위기의 술집에서 모였다.

맥주에 소주를 조금 넣고 여기저기 자리를 고쳐 앉으면서 수다를 떨었다. 열 명 정도 만났는데 나 혼자 현역이고 모두 나와 함께했던 전역자들이다. 두 명 빼고 모두 같이 복무하면서 계급차가 허락하는 안에서 내 본색을 충분히 확인한 바 있는 사람들이라 무척 편하고 반가웠다. 잘 지내려는, 가끔은 불필요하게 느껴지는 노력은 막연한 선의와 웃음으로 돌려받는다. 나와 특히 가까웠던 사람들이 많이 와 줘서 퍽 즐거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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