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자전거로 귀인동에서 영등포동까지 갔다왔다.

자전거를 타고 아침에 나와서 학의천, 안양천을 따라 영등포까지 갔다. 여의도 지나 홍대까지 가려고 했던 계획에 조금 못 미치지만 샅샅이 볼 기회가 거의 없는 구로구를 원자재/공구상 중심으로 구석구석 볼 수 있어 좋았다. 날씨는 좋았고 얼굴이 좀 그을렸다. 자전거길이 보행자로에서 분리, 2차선으로 만든 구간이 대부분이어서 편하게 탔지만 사진기와 아이패드 이것저것 든 가방을 어깨통증 문제로 손잡이에 끼고 가려니까 꽤 지쳤다. 중간에 사진기를 꺼내서 청둥오리를 찍고 있으려니까 바위에 앉아 계시던 베레모 할아버지가 「그런 건 80-200으로 찍어야지 오십미리로 어떻게 찍누」라고 하셨다.

타임스퀘어에 매어 놓았다가 밤에 다시 끌고 왔다. 여의도에서 영등포로 목적지를 바꾼 것 역시 타임스퀘어 내 무인양품에서 칫솔을 사야 했기 때문이다. 기분이 아주 좋을 때가 아니면 잘 먹지 않는 스무디킹 아몬드모카 단백질 스무디를 마시면서 책을 좀 보다가 약속시간에 녹사평으로 갔다. 거리는 25km를 조금 넘는데 왕복이니 오십키로 정도. 평일에도 자전거는 정말 많다.

그러나 방금 남도 자전거 여행을 마치고 돌아온 마말에 비하면 초라하지. 고등학교 졸업 후 한국에서 보는 건 처음이다. 마말은 프랑스행 직전에 보고 이 년 만이다. 만나서 맥주 (신사동 다이너펍) 마시니까 왠지 다시 뉴욕인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쇠고기에 대해 오랫동안 얘기했다.

  1. 김괜저

    너무 아무렇지도 않게 그래주셔서…….

  2. ko-un

    사진도 이쁘고, 신발도 이뻐요! 골프장이 실제로 저렇게 푸른 빛을 내면 그렇게 흉물스럽지는 않을 것 같네요. 음 그래도 역시 있는 것보단 없는게 나을듯.

  3. 김괜저

    뭔 색으로 보정을 해도 흉해요.

  4. 아무개

    비공개 댓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