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네 시까지는 오늘까지 끝내야 하는 일은 다 끝낼 작정이다.

친구 Kaela가 서부로 떠났다. 명견 Poppy를 함께 데리고 갔다. 맥주를 사면 얼굴만 한 피자를 하나씩 주는 곳에 다 모여서 다같이 건배했다. 그리고 Greenpoint에 있는 그녀의 집에 떼지어 가서 곧 버려질 것들을 구출하였다. 여자 친구들은 대체로 매니큐어를 집고, 남자 친구들은 술병을 집었다. 지나치게 감상에 젖는 이는 없었다. 요새 그런 건 각자 해결하고 오는 분위기다. 특히 누가 돌아가시고 나서부터는, 징징댈 일들은 잘 모아두었다가 아주 가끔만 꺼내서 같이 마을청소하듯 쓸어낸다.

하루는 할렘에 사는 Brian네 집에서 소고기를 끝없이 때려넣은 파스타를 플라스틱 컵에 담아 먹으면서, 그가 만든 단편영화들을 쭉 돌려보았다. 하루는 Ben과 첼시를 두세 바퀴 돌았는데 재밌는 게 하나도 없어서 그냥 정처없이 걸어다니고 수다를 떨었다. 하루는 최근에 알게 된 후배 친구 JoshJH를 만나서, 예전에 살던 곳 맞은편에 있었음에도 나만 모르고 살았던 일본 칵테일 바에서 놀았다. 하루는 별 일 없이 사는 누나를 만나 <환태평양>을 아이맥스로 보고 나서 본촌에서 닭튀김을 먹었다. 그리고 어제는 YB과 그 남자친구를 차이나타운에서 만나서 딤섬을 잔뜩 먹었다. 오늘은 영업부와 오전 내내 회의를 했고, 자리에서 점심을 먹은 뒤 적어도 네 시까지는 오늘까지 끝내야 하는 일은 다 끝낼 작정이다. 칼퇴근해서 빨래를 돌려 놓고, 동네 베이글집에서 글 마저 써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