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쉽게 영화관을 나서지 못했다.

요즘은 비가 기척 없이 온다. 친구 두 명과 BAM에서 시시껄렁한 옛날 영화를 보고 나와 다음 행선지를 고민하고 있는데 소나기가 시작됐다. 같이 상영관을 나온 사람들 모두가 영화가 남긴 알쏭달쏭한 결말에 덧붙여 편집한 것 같은 장면에 들어선 것을 알아채고 각자 최선의 연기에 돌입했다. 빗방울이 차양에서 발처럼 늘어지고, 미처 숨지 못한 햇살이 쏟아져 들어왔다. 영화관 입구에 투명한 지붕과 걸터앉을 사자 계단, 기대어 서서 조느라 놓친 장면을 서로 메꾸어 줄 돌벽이 있는 것이 좋았다.

사진에 좀 더 잘 보이게 큰 빗방울을 그려넣으려다 말았다. 인스타그램에 사진을 따로 올리기 시작한 지 몇 달이 됐는데, 인스타그램에서 통용되는 사진의 기초화장이 워낙 두껍다보니 거기에 올릴 사진에는 좀 더 과감하게 효과를 준다. 내 사진기는 내가 어떤 사진들을 올리고 있는지 전혀 알지 못하기 때문에 좀 미안해질 때도 있다. 그나저나 가장 광각인 렌즈가 좀 영구적으로 고장이 나서 아주 한정된 상황에서만 쓸 수 있는 지경에 이르렀고, 요즘은 대신 덜 광각인 단렌즈로 주로 찍는데, 그렇다면 풀프레임 기종으로 넘어가기 아주 적당한 상황이다. 하지만 사진기가 워낙 튼튼하고 일을 잘 해서 아직 바꾸고 싶다는 욕심은 별로 들지 않는다.

  1. 고지식한 설인

    닉`네임“별`이사랑
    나이 : 24`살
    자기소개: 하이^^~~ 키는 168 이고 귀`엽다는 얘기 많이 들어염`
    매`너 있는분 연락주시구여`
    시간` 학`생이라 연`락주세여`
    http://cafe914.com/

  2. 김괜저

    저는 25살 키 170~

  3. 아무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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