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안 덥다.

백번 죄송스럽게도 뉴욕은 더위가 대강 지나간 듯하다. 주말에 뉴욕에 돌아온 J를 포함해 여러 사람을 만나고 다녔다. 새 방에도 가 보고, 새 구겐하임에도 가고, 새 우디앨런도 보았다. 그런 일이 없는 동안은 주말을 침범한 작업들을 하고, 글을 썼다. 글을 여러 개 (거의) 동시에 쓰게 되었다. 종류도 다 다르다. <도미노>에, <디어>와 느슨한 곳에, 그리고 처음 써 보는 곳에. 글을 써야 하는 일들이 생겼다는 것이 내 글을 보일 데가 있어서 좋은 것도 있지만, 요즘에는 나를 글 쓰게 만들어준다는 점 때문에 더 좋다. 생각이 활자를 입으면 뇌리에도 더 오래 남으므로, 사람들을 연이어 만나는 주말에도 대화 주제에 계속 색을 비친다.

내가 만날 사람이 많은 것도 좋지만, 내가 만나지 않을 사람이 이렇게나 많다는 것 역시 행복한 일이다. 눈에 비치는 다양성은 여러 가지 의미의 현실과는 별개의 문제지만, 내가 키워온 눈에 사람들의 공통점보다 상이점이 도드라지는 환경은 반드시 필요하다. 나는 서울에 가면 지나치게 모르는 사람들을 전형으로 압축하고 이론의 대상으로 삼을 위험이 있다. 뉴욕에서는 얄팍한 상상력을 주의하고, 서울에서는 거만한 통계력을 경계한다.

  1. 마말

    마지막 사진은 슛하는 사람을 프레임 왼쪽 가에 잡은게 인상적이다

  2. 김괜저

    훗 구도란 …

  3. star king

    괜저님…테라피스트와 나. 로 글을 쓰면 노벨문학상이 나올거같아요…혹시 한번…would you??

  4. 김괜저

    테라피에 대해 잘 모르는데 어떻게 …? ㅎㅎ

  5. 아무개

    비공개 댓글입니다.

  6. 김괜저

    그랬구나. 분명히 또 올거니까 괜찮아! 일단 서울에서 보는 걸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