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칭찬이 춤추게 한다.


방 가득히 상자들이 들어차서 이런 식으로 밀고 다닌다.
(실제 지금 방 모양)

사실 휠라델피아를 가고 어딜 가고 할 형편은 아니었다. 1. 브루클린 창고 2. 뉴브런즈윅 여름 집에 있는 많은 짐들을 아직 아무것도 없는 방에 팔월이 가기 전에 다 들여놓아야 하기 때문이었다. 맨해튼 안에서 이사야 수없이 해 봤고, 국제택배로 받고 보내고 하는 종류의 이사도 많이 해 봤지만, 한 시간씩 떨어진 위치에 있는 짐들을 모아오는 것은 차도 면허도 없는 내게는 동선을 잘 짜야 되는 일이다.

군대에서 가장 많이 한 사역이 이삿짐 나르기다. 건물 리모델링 중에 배치를 받아서, 이 방을 저 방으로, 저 방을 또 저 방으로 옮기는 데는 병사들이 다들 선수가 됐었다. 특히 가구 상하지 않게 나르는 법이라든지, 수업 중에 (사관학교) 이삿짐용 수레 소리 안 나게 옮기기 같은 능력을 얻었다. 힘쓰는 일 할 때 합이 잘 안 맞으면 아무리 평소에 성격이 좋아도 욱하게 돼 있기 때문에, 박자 맞춰 가면서 착착 하려고 애를 많이 썼었다. 한 번도 사람을 쓰지 않고 매번 손으로 이사한 경험이 도움이 됐다. 군 초반이 잘 풀린 데에 짐 잘 나른 덕을 많이 봤다.

이번에는 차가 없으면 불가능한 상황이었기 때문에 봉고차 + 운전사를 썼다. 운전사가 짐도 나르는 사람이라서 같이 호흡을 좀 맞췄는데, 끝나고 너 짐 참 잘 나른다고 같이 일해도 되겠다고 칭찬을 들었다. 기분이 좋아져서 팁을 좀 너무 많이 준 것 같다.

<‘한국을 이해하는 보기 드문 서양인’이 되어보자~>

프레시안 북스에 <기적을 이룬 나라 기쁨을 잃은 나라>(다니엘 튜더 지음, 노정태 옮김, 문학동네 펴냄) 서평을 썼다.

외국 나와 있는 사람들이 읽기에도 재미있는 책이다. 영어 원본도 들춰봤는데 우리말로 읽는 게 더 재밌다. 번역이 훌륭하기도 하거니와, 왜 우리말로 무당 얘기는 재밌는데 영어로 Shaman 하면 갑자기 확 오그라들지 않나. 한국에 대한 영문을 다시 국어로 번역하는 일도 재밌겠다는 생각 많이 했다.

그나저나 학벌을 덜 따지자고 말하는 책을 읽게 만들려면 표지(인지 띠지인지)에 「옥스포드 출신」 작가라고 써야 한다는 점…….

  1. young

    옥스포드 출신의 책 읽어보고 싶네요

  2. 김괜저

    확 땡기죠

  3. 유진

    영어로 읽었는데 한국어 영어 발음 표기법으로 처리한 거 단번에 알아보기가 은근 어렵더라 ‘jeong man-heun bun’ 이런거ㅋㅋ

  4. sue

    ㅎㅎㅎ 옥스포드출신… 책을 사보고싶게 만드는군요!

  5. silence

    본 포스트 같은 레이아웃 (맨 위 사진처럼 잡지 방식의 레이아웃)으로 블로그를 꾸미고 싶은데 힌트 주실 수 있을까요?

  6. 아무개

    비공개 댓글입니다.

  7. 아무개

    비공개 댓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