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같은 것들을 다른 방식으로 좋아한다.

별 일 없이 사는 누나는 사진기를 든 나와 함께 뉴-헤이븐을 걸으면서, 「보스턴 갔다 온 포스트에 뉴-헤이븐이 곁다리로 출연해선 안 될 일」이라고 못을 박았다. 그러나 직접 된장찌개까지 끓여주는 지성에 감천하여 뉴-헤이븐에만 두 편의 포스트를 할애하게 되었다. 그나저나 사진을 찍고 맛있는 것을 먹으면서 ‘분량 걱정’을 하는 나를 종종 발견하고 자조하는데, 쇤네 인생이라는 변변찮은 컨텐츠를 두고 인스타그램과 트위터라는 매체를 상대로 경쟁하게 된 본 블로그에는 어쩌면 좀 더 적극적인 기획을 허하는 것이 맞는 방향 아닐까 싶다.

사진 얘기를 했는데, 누나는 인화해서 손에 잡고 보는 사진의 물성에, 나는 내가 작성한 컨텐츠로서 사진이 화면이나 신문지처럼 유통(circulation)의 맥락에 놓여진 것을 보는 데에 초점을 둔다는 점을 비교했다. 블로그와 동시에 사진을 시작한 것이나 다름없기 때문이고, 사진을 찍는 것 만큼이나 보정하고 배치하는 데에 재미를 느끼는 것도 그 배경이다. 어쨌거나 조만간—항상 조만간 조만간 하는 것 같지만—좀 튀는 방식으로 사진을 모아서 펴낼 계획을 짜고 있다. 이 블로그에 계속 글이 올라올 것이라는 것 말고 다른 프로젝트들은 도무지 구체적인 약속을 걸 용기가 없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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