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지금 단추를 달면 되겠다.

작년에 사 간 쑥색 외투는 단추 넷이 다 떨어졌다. 그대로 일 년 만에 드라이 클리닝을 맡기고, 동대문에 들러 어두운 색 나무 단추 네 개를 샀다. 동대문은 상가들은 그대로지만 거리의 인상이 좀 변해 있었다. 군데군데 보톡스를 맞은 모양이었다. 한국인이 세탁소 운영에 도가 튼 것에 대해 어떤 <쇠젓가락론> 류의 유사문화학 썰을 풀고 싶다—예컨대 사회에 때를 그냥 못 보고 두는 민족성이라든지—만 참는다. 잘 입던 때 탄 옷들을 한국에만 오면 싹 다 세탁을 맡겨왔으니 그런 충동은 이해할 만 하다. 특히 운동화 세탁은 품질도 가격도 미친 것 같다. 받으면 기분은 좋지만, 인생에서 운동화를 그렇게까지 빨 필요는 없단 말이다. 아, 마침 지금 세탁소 배달이 왔으니 지금 단추를 달면 되겠다. 단추를 달 때에는 싸운드-트랰이 필요하다.

Craft Spells : After the Moment

연말까지 몰아서 사람들을 만났다. 하루에 두세 탕 뛰었다. 생각보다 그간 뭘 하며 살았는지와 앞으로는 어떻게 살 것인지 설명해야 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을 깨달았다. 특히 블로그에도 내가 정작 구체적으로 뭘 하는 중인지는 별로 밝히지 않았기 때문에 궁금해하는 분들이 많았다. 이제 학교를 마쳤다는 것도 내가 체감하는 것보다 훨씬 더 크게 축하받았다. 뉴욕 친구들은 오늘 나의 컨디션과 요새 하는 내 작업을 걱정해주지만, 서울 사람들처럼 내 삶의 궤적과 미래를 걱정해주지는 않는다. 양쪽을 합쳐 나의 안녕이기 때문에, 대부분의 경우 고마운 일이다. 하지만 솔직하게 대답할 수 있는 질문들은 잘 하지 않는다.

  1. 고율

    음악 좋네요.

  2. chloed

    노래 완전 사랑…

  3. 김괜저

    며칠째 꽂혀 있었음 …

  4. Nick

    이글루 블로그 떠나면서 제 블로그 링크해주신 분들 찾다가 이렇게 들렀습니다. 시간가는 줄 모르고 재미나게 읽게 되네요. 지금 NYU에 몸담고 있는 처지로서 익숙한 이야기도 보이고요. 지금은 졸업하고 한국 들어가셨나 보군요. 졸업 축하합니다 🙂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5. 아무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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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 아무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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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 아무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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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8. 아무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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