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현역 군인들은 부대에서 만났다.

왜냐 하면 현역 군인들은 군부대에 가야 만나볼 수 있기 때문이다. 사실 작년만큼 여유가 없는 형편이라 부대에 남아 있는 대여섯 명의 후임 장병들을 면회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생각이었다. 그런데 HH 형과 여럿 모였던 날에 페이스북을 확인하니, 내가 남긴 생일 축하글에 IY 형이 「고마워 근데 언제 올꺼야?」라고 달아 놓았기에 그 자리에 있던 친구들의 눈물 모아 다다음 날에 청주에 다녀오기로 즉석에서 약속을 잡은 것이었다.

다섯 명이 남부터미널에 모여 출발했다. SK가 마중을 나와주어서 별 탈 없이 면회를 했다. 내가 만들어 놓은 스프레드시트 체계와 서식들, 아래아 한글 디자인의 어떤 정수를 보여준 것 같다고 자평하는 군사영어 교과서, 그리고 손바느질로 만들어 물려주고 온 가방 같은 흔적들이 엄청 많이 남아있는 것을 보고 내가 정말 세게 뿌려놓고 오긴 했구나 싶었다. 현 최고령자로 내년에 결혼한다는 뱅 형은 우리를 보자마자 실성하며 「앜ㅋㅋ 여길 왜 두 번이나 왘ㅋㅋㅋㅋㅋ」이라고 소리 질러주었다.

  1. 아무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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