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당연히 너무너무 좋아한다고 했다.

방을 보러 오기로 한 사람이 있어서 뉴저지에서 서둘러 오는데 마침 지하철 L호선이 불통이어서 멀리 돌아오느라고 다섯 시에 오기로 한 사람을 삼십 분 문 앞에 세워두었다. 미안해서 커피를 내려주었다. 멀리 살면서 방을 보여주는 것이 너무 번거로워서 이 사람이 좀 마음에 들어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해서 열심히 설명했다. 같이 사는 고양이 Ziggy도 오늘 기분이 좋은지 계속 뒤를 따라다니며 아양을 떨어주었다. 자기 소개를 하는데, 호텔 노조 조직책이라고 했다. 책꽂이에 보르헤스 책이 있는 것을 보고, 좋아하냐고 물었다. 나는 보르헤스는 한 권밖에 읽은 게 없었지만 당연히 너무너무 좋아한다고 했다.

지난 주에는 글 쓰는 친구 Ben이 로워이스트사이드에 있는 퀴어 서점·문화센터인 BGSQD에서 대담을 한다길래 보러 갔다가 같이 아는 친구들과 글쓰기 스승 Marcelle까지 다 만나게 되었다. 벤이 Stonewall 항쟁 전후에 나왔던 간행물들을 주제로 열심히 준비한 내용을 열성적으로 얘기하고 나서 질문을 받는데, 한 할아버지가 무척 날선 질문들을 계속 던지길래 누군가 했더니 당시 자신을 주인공으로 스톤월 사건을 다룬 책이 있을 정도로 산 증인이었다. 산 증인 할아버지와 우리들 모두는 내가 좋아하는 타이 음식점에서 저녁을 먹었는데, 그의 이야기 보따리가 너무 넓어 둘러보고 나오는 데 맥주가 몇 병이나 걸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