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날씨로 낙관한다.

추웠던 저번 주

안 추웠던 이번 주

온도가 기적적으로 급하게 올라서 오늘 아침 땀을 흘리며 깼다. 뉴저지에 있는 주중에 룸메이트들이 보일러가 고장나 집이 며칠째 얼음장이고 온수도 안 나온다며, 집주인이 해결해 줄 때까지 월세 안 내고 시에도 신고를 넣어 벌금을 물리기로 작당을 하고 있었던 게 불과 그저께였는데, 보일러도 극적으로 고치고 기온이 확 올라 갑자기 다들 무안할 정도로 불만제로가 되었다. Ziggy(고양이, 체중조절 중)만이 밥 달라고 각 방을 돌아다니며 애처로운 소리를 냈다.

얼마 전에 처음으로 사진 관련 일을 하기 위해 비행기를 타는 역사적인 일이 있었다. 친구의 경사였는데 거기에서 찍어온 사진들 후작업을 하고 있다. 새 컴퓨터로 작업하니 소요시간이 확 줄어서, 일이 대충 끝났는데도 아직 할 게 남은 것 같은 미지근한 기분이 든다. 사실 디어 촬영을 하고 나서 사진기 가방 중 하나를 집에 두고 와서, 렌즈가 부족한 상황에서 저녁 촬영을 했기 때문에 좋은 결과물을 주려면 보정을 적극적으로 해야 했다. 앞으로도 대부분 돌아다니면서 사진을 찍어야 하는 일들을 맡을 것 같아서, 손떨림보정 들어간 중저가 줌렌즈를 하나 사 둬야겠다고 많이 느꼈다.

그 일도 일이지만 우리 신생기업이 초기투자 유치를 위한 준비에 한창이라 발표내용을 만들고, 와이어프레임을 다듬고 하는 작업에 손이 많이 가서 일하기 좋은 커피집에 왔다. 옆 탁자에 앉은 연인들이 무척 신경쓰인다. 평범한 대화를 하는 듯하다 점점 여자가 말수가 적어지더니, 결국 아까 지하철에서 남자가 한 어떤 말이 도마에 오르며 엿듣지 않을 수 없는 거리에서 무척 민망해지는 말싸움을 시작했다. 물론 나는 남자가 지하철에서 대체 무슨 얘기를 했는지가 너무 궁금해 신경을 끄기는커녕 점점 빨려들어갔다. 둘은 나를 의식했는지 이제 서로를 앞에 둔 채 문자로 싸우고 있다. 저들은 아마 괜찮을 것이다. 틀어지기엔 솔직히 오늘 날씨가 너무 좋거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