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할머니들의 문신 이야기를 들었다.

봄이 와서 반바지가 흔해졌다. 편의점 계산대에 늘어선 줄 선두에 두꺼운 남자가 종아리 문신을 드러내고 서 있었다. 그 뒤에 뿌엘또리깐 할머니 두 명이 구부정하게 서서, 손에 든 부활절 초콜릿 봉지를 부스럭거리며 대화를 나누었다.

— 문신을 할까 생각중이야.

— 미쳤어?

— 왜? 멋있잖아 저렇게 종아리에.

— 나이를 생각해야지.

— 얘, 넌 아직도 생각이 50년대야.

나는 계산을 끝내고 괜히 출구 옆 잡지 코너를 뒤적이며 뭉그적댔다. 노란 글자들이 눈에 들어왔다. 기네스 팰트로와 크리스 마틴은 가슴에 슬픔을 안고 10년간의 결혼생활 끝에 각자의 길을 가기로 했다. 그들은 지금 바하마의 일루떼라 섬에서 포도주와 간식거리를 SUV에 가득 채운 채 이 어려운 시간을 그들만의 조용한 방식으로 보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 문신 하면 뭐라고 할 거야?

— 글쎄. 성경 구절 같은 거나 하지 뭐.

— 어차피 작게 하면 읽지도 못해.

— 난 저 사람 것도 못 읽겠어.

할머니 둘은 구부정하게 몸을 숙이고 고개를 꺾어 앞 남자의 문신을 들여다보았다.

— 안 보여. 내 눈은 이제 끝났어.

— 저기요 젊은이. 문신 뭐라고 한 거에요?

젊은이는 할머니들을 이제야 알아챈 체했다.

— 「전쟁의 말로는 죽은 자들만이 안다」에요.

— 멋있네, 그거.

젊은이는 계산을 마치고 떠났다.

— 옛날에 아뚜로가 내 이름 문신했었던 거 알아?

— 정말?

— 응. 어깨에 했었어.

— 지금은?

— 지금도 있어.

— 그럼 너도 아뚜로 이름을 할 거야?

— 미쳤니. 그 양반 모르게 할 건데.

— 너가 먼저 죽으면 알겠지.

— 그 이가 먼저 죽지, 당연한 걸…….

나는 잡지를 덮어 가판대에 되돌려놓고, 편의점을 나섰다. 아까 포장이 뜯어져 있어서 하나 슬쩍한 토끼 모양 초콜릿을 까먹고 껍질을 버렸다. 사순동안 초콜릿을 안 먹기로 다짐한 수많은 사람들이 초콜릿을 사서 쟁여놓았다가, 부활절 하루동안 그동안 참았던 만큼을 다 먹어치우는 모습을 상상했다.

기네스 팰트로는 2008년, 남편에 대한 사랑을 기념하는 의미로 알파벳 C를 왼쪽 허벅지에 새겼다. 타투 아티스트가 「혹시 콜드플레이의 C 아니냐」고 묻자, 그녀는 「100% 크리스의 C다」라고 대답했다고 한다. 크리스 마틴 역시 문신을 좋아하는 듯한데, 한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문신은 인생의 활력소에요. 특히 결혼해서 약 같은 것도 못하게 되면 그만한 게 없죠. 70살이건 12살이건 타투는 하는 게 좋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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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괜저

    ㅋㅋ 너 비밀덧글 하면 너도 못보잖아

  • 천적

    그렇더라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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