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주말동안 이사를 대강 끝냈다.

물론 내가 하는 일이 대개 그렇듯 간단하지는 않았다. 세 개 도시에 흩어진 짐들을 짧은 시간 내에 모아야 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난날의 고생치 덕분인지, 결정마다 예감이 잘 들어맞아주어서 큰 낭패는 없었다.

짐이 다 모였으니 이제 집안을 만드는 일이 남았다. 벽에 칠은 건드릴 필요가 없지만, 바닥에 양탄자를 깔아야 한다. 건물이 다 좋은데 방음이 약해서, 뉴저지 법에 따라 바닥의 75% 이상을 양탄자로 덮게 돼 있다. 잘생김, 가격, 이동성 등을 두루 고려한 끝에 타일형 양탄자를 벽돌색이나 국방색으로 깔기로 결정했다. 이 예감도 잘 들어맞았는지는 몇 주 후에 보고드리도록 하겠다.

포르투갈 동네인 아이언바운드는, 정말로 포르투갈 동네다. 다행히 음식이 맛있고, 포도주 창고가 블락마다 있고, 이민자 동네가 다 그렇듯 수십 년 전 고향 땅이 보존되어 있어 촌스럽긴 해도 범죄와 가난으로 유명한 뉴앜 땅에서 그나마 안락함이 느껴지는 마을이다. 물론 외곽과 비교할 때 그렇다는 것으로, 어떤 데이터를 보더라도 내가 살았던 어떤 곳보다 몸 사리고 숨 죽이고 지내야 할 것은 분명하다. 부시윅으로 옮기면서 밤에 위험할 것을 걱정했던 게 엊그제 같은데, 많이 발전했다.

물론 빌리지 애들은 알파벳 시티가 위험하다 하고, 알파벳 시티 애들은 할렘과 부시윅이, 할렘과 부시윅 애들은 브롱스나 뉴악이, 브롱스나 뉴악 애들은 캠든이 위험하다고 한다. 집값은 방금 말한 순서대로 비싸다. 대충 이치에 맞아 보인다. 내가 지금 내는 월세는 2학년 때 살던 기숙사비의 삼 분의 일이다. 그럼 세 배 위험한 동네인가?

몇 번 가 보지도 않은 동네를 두고 위험하다 단정짓는 사람은 피곤하다.특히 외국에 나와서 살면서 안전을 걱정하는 것은 자연스럽지만 구체적으로 어떤 곳에서 어떻게 사는 것이 안전한 것인지를 알고 따르지 못하는 사람이 많다. 안전과 ’안전한 느낌’은 같은 것이 아니라는 것은 도심 범죄 통계만 보아도 분명해진다. 물론 안전이란 말을 ’범죄-없는’의 의미로만 생각하는 것도 위험한 일이다. 보험이 없는 지금 같은 신분으로는 무장강도를 만나는 것보다 계단에서 굴러서 다리가 부러지는 게 훨씬 타격이 클지도 모르겠다.

  1. 질문

    제가 지금 집을 알아보는데 부시윅인데 동네가 많이 위험한가요??

    L트레인에 있다해서 윌리엄스버그 동쪽인가해서 집 보러갈간데 어떤가요 ㅠㅠ

  2. 김괜저

    질문 님,
    글에도 썼지만 위험에 대한 기준은 개인차가 너무 크기 때문에 직접 가서 보시라는 말씀밖에는 못 드립니다. 예전에 어디 사셨는지 말해주시면 그거랑 비교해서 힌트는 드릴게요.

  3. 질문

    저는 지금 뉴포트 뉴저지에 지냅니다!

    브루클린 park slop 나 윌리엄스버그는 동네가 발전해서 위험하지 않다던데.. 부시윅이 윌리엄스버그 근처라 생각해서요~

    제가 브루클린 위험하다는 인상보단 힙한 동네로 생각해서 너무 안일하게 생각하나 싶어서 질문드렸습니다!

  4. 김괜저

    그러시군요. 부시윅이 위험하진 않지만, 말씀해주신 내용에 비추어볼 때 추천드리고 싶지는 않네요. 뉴포트에 계시다 가신다면 적응하실 게 좀 많을 듯합니다.

  5. 마말

    미국 의료서비스 가격은 깡패수준이지

  6. 김괜저

    깡패로 변하지 말게나 친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