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비가 그칠 때까지 친구들과 리얼리티 프로를 보았다.

카일 조부모네 해변집은 돔처럼 생겨서 더 돔이라고 부른다. 먹구름 가득하고 바람이 거센 가운데 뒷좌석에 네 명이 낑겨 타고 바닷가 안전가옥에 도착하니 위즐리 저택에 온 해리포터 일행처럼 어두운 기운으로부터 잠시나마 보호받는 기분이 들었다. 그리고 보호받는 느낌을 받아본 지 꽤 오래되었다는 생각도 했다.

비가 그칠 때까지 게임을 하고, 음식 재료 손질을 하고, 리얼리티 프로를 보았다. 기상천외한 데 중독된 사람들이 나오는 프로였다. 자기 자동차와 사랑에 빠진 남자, 생명에 위협이 될 수준까지 가슴확대수술을 한 여자, 테이프를 먹는 여자가 나왔다. 우리는 가슴확대수술을 한 여자가 어린 딸을 앞으로 안을 수 없어 낑낑대는 모습을 몇 번 돌려보았다. 그런 케이블 프로는 이렇게 바다가 바로 밖에 있는 널찍한 집에서 친구들과 함께 보라고 만든 것 같았다. 또 다른 여자는 하루에 수십 번씩 침대에 앉아서 베이비파우더가 가득 든 머그잔을 무릎에 놓고 숟가락으로 퍼서 코로 흡입했다. 그런 것을 심심하다고 혼자 있을 때 비슷하게 생긴 방에서 보게 되면 멘탈에 금이 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