냄새

갖은 감정을 골고루 구비해 두었는데
싸매고 있었더니 전부 상했다.
곰팡이가 피고 악취가 나고 기름진 부분에는
날벌레들이 뻑큐 모양으로 떼지어 날았다.

유용하던 때 생각
쓰레기가 없었던 생각을 하다가
높은 건물들 사이를 해가 용케 비집고 들어와 골목을
하루에 딱 십 분
한 뼘씩 달구고 지나가는 모습을 보았다. 거기를 지나가던
환경미화원
(어쩌면 내가 알던 사람인지도?)
이 악취에 좀 찡그리며 물었다.
「잘 지내?」

내가 우물쭈물하니까 그는 쓰레기봉투에서 총을 꺼내
내 냄새나는 흉부에 겨누고
「쓸 데 없는 소리 말고 예, 아니오로만 대답해」
라며 무서운 소리를 하였다.

  • 좋아서 또 읽으러 온 것 아니겠읍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