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합동 돌격한다.

Mobile Archive WEB - 231006

2015년은 가족 4인의 인생이 동시에 새로운 시기에 접어드는 사겹국면전환의 신비로 출발했다. 김아빠는 퇴직 후 새 직장에 부임하면서 울산으로 거처를 옮겼다. 김엄마 역시 정년퇴임신청이 받아들여져 공백기에 돌입했다. 김동생은 일종의 희극인 사업가인 김동생남친과 함께 홍대 주변에 사무실을 열었다. 그리고 아시다시피 김괜저 본인은 뉴욕에 제2직장 사무실을 열었고, 뉴저지 제1직장 사무실은 이사를 하고 있으며, 법적으로 유학의 연장이었던 F1 신분을 공식적으로 마치고 다음 방편으로 전환을 모색하고 있다. 이 모든 일이 신정과 구정 사잇시간에 몰아서 진행되었다.

나는 온가족이 한꺼번에 인생아, 돌격! 하는 이 서사가 무척 마음에 든다. 든든하다. 물론 이 중 누군가의 계획, 어쩌면 모두의 계획이 틀어지거나 적어도 단단히 어려움을 겪을 지 모르지만 네 명의 마음의 준비를 합치면 이미 괜찮은 것이다.

현실적인 말로 하자면 각자의 삶이 바빠서 서로 쓸 데 없는 걱정까지 해 줄 겨를이 없다. 우리는 각자가 바쁜 것이, 그리고 바쁜 가운데 일부러 여유를 내어 농축된 시간을 함께 보내곤 하는 것이 화목한 가정의 레시피임을 잘 아는 가족이다. 레시피란 말은 혹시나 해서 한 번 써 봤는데 역시나 별로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