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스타벅스에 갔다.

샌프란시스코에서 열흘 남짓 머물렀다. 매일 일을 하긴 했지만 평소에 비하면 굉장한 휴식이었다. 양지 바른 친구 집에서 잤다. 하루는 산호세에 가서 아주 오래간만에 무가식을 보았다. 산호세에 할 것이 없어 한인 커피숍을 갔다가 밥을 먹은 후에 다시 주차장 딸린 스타벅스에 가고 그랬다. 무가식은 요즘 주식에 푹 빠졌다며 스타벅스 주식을 사 놨으니 스타벅스에 가면 날 돕는 것이라고 했다. 밤 아홉시가 넘었는데 그 스타벅스에는 줄이 길게 늘어져있었다. 직원들은 앉아있는 손님들에게 평소보다 일찍 문닫는다고 안내하러 다녔다. 톨 아메리카노 두 잔 주문을 받은 직원이 말했다. 「오늘 공짜에요. 저희 결제 시스템이 마비돼서 처리를 못 하고 있어요.」 찾아보니 이 사고로 전국의 많은 스타벅스들이 이 날 영업장애를 겪었다고 나왔다. 우리는 공짜 커피를 사들고 근처 학교에 들어선 간이 놀이동산을 산책하며 주식 얘기를 좀 더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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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소티

    ‘이제 난 널 지우려고 해’ 가 머릿속에 돌림되는 아침이었어요. 여자 보컬이라는 건 생각나는데 제목이 생각 안나 검색을 해보니 첫상단 결과가 2008년의 이 블로그 더군요. 2015년에도 지속적으로 글을 올리시는 걸 보고 이유는 모르겠지만, 반가워서 댓글 남기고 떠납니다.

    1. 김괜저

      이제~ 지쳤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