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다음 뉴욕살이 때에는 달리 하고 싶은 것들의 목록이 있다.

로밍에 관해 매번 같은 고민(로밍은 비싸고 대안들은 번거롭다)을 반복하다가 마침내 이번에는 제대로 된 해결책을 찾은 것 같다. 공항 KT 로밍센터에서 와이브로 에그를 머무는 기간만큼 대여했다. 이번에는 한국에 머무는 6주 가운데 열흘 정도가 해외 여행으로 빠지는데, 나갈 때 공항에서 반납했다가 들어올 때 다시 대여하는 방식으로 한국에 있는 기간동안만 정확히 빌릴 수 있다. 인터넷에서 예약을 했더니 가격을 반토막내주었다. 결과적으로 갖고 다니면서 무제한으로 인터넷을 쓸 수 있는 에그를 만 원 안 되는 가격에 빌릴 수 있었다. (한국 신용카드가 없어 보증금 이십만원을 현찰로 맡겼다.) 노트북을 항시 들고 와이파이를 찾아다니며 작업을 하는 데 익숙한 나로서는 왜 진작 이렇게 하지 않았는지 자문하지 않을 수 없다. 오늘 아침에도 단지 내 놀이터에 앉아서 작업했다.

흰 아이폰 5C를 쓰고 있는데 이것이 AT&T Next(약정 아래 할부로 기기를 구입하면 매년 새 기기로 바꿔치기할 수 있는 방식)로 산 것이라 아직도 기계값을 내고 있다. (참고로 AT&T Next는 생각하기 귀찮을 때 선택한 것으로 추천할 만한 제품이 아니다. 가격을 합산해보면 들여 기계를 사는 것이 이익이다.) 내년에 정식 비자로 다시 미국에 돌아가게 되면 제대로 달리 하고 싶은 것들이 있는데 통신사 계약이 첫 손에 꼽힌다. 반드시 한국 미국에서 다 되는 언락 아이폰을 사서 약정 없는 통신사로 갈 것이다. 달리 할 것 또 하나는 신용 관리다. 미국에 지낸 지 햇수로 7년째인데 신용카드를 발급받지 않아 신용이 쌓인 내역이 미미하다. 사회보장번호를 일을 시작한 작년에야 발급받았으니 사실 불가피한 일이었다.

그리고 가자마자 뉴욕시 주민증을 발급받을 생각이다. 드블라지오 시장이 뉴욕에 주소만 있으면 누구든 (서류미비 이민자도) 시로부터 신분증을 발급받을 수 있게 한 것이 작년인데, 운전면허가 없어 신분증 지참이 번거로웠던 내게 딱이었지만 이미 뉴저지로 옮긴 뒤라 혜택을 받지 못했다. 아쉬운 것은 올해 말 안으로 신청하면 뉴욕의 많은 박물관 미술관 등의 회원가입비를 면제해준다고 하는데, 지난번에 친구들과 같이 검토해보니 목록이 꽤 길어서 이것만 해도 상당한 가치임이 분명했다. 정작 나는 신청하지 못한 채 사방 팔방으로 남들에게 추천하고 다녔다.

  1. haaeem

    그 주민증 참 탐나네요, 뉴욕 도착한지 얼마 되지 않아 자격이 있을랑가 모르겠지만… ! 좋은 정보 감사합니다.

  2. 바운서에게 여권 들이밀던 아아 우리네의 삶…*