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정월대보름 주말에 광주에 다녀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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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점 주변 사람들의 심리적, 정신적 어려움을 예전보다 더 많이 알게 된다. 점점 적게 알게 되는 것보다는 많이 알게 되는 편이 낫다고 본다. 요즘 비교적 남들의 얘기를 들을 여력이 있다는 점이 어떤 식으로든 드러나 보이나보다. 재작년 말이나 작년 초와 비교하면 훨씬 정신적으로 건강하다. 적정 수준의 스트레스가 정신을 말랑말랑하게 지압해주고 있다. 지난 주에 특히 큰 스트레스 요인이 하나 왔었고 어제도 하나 있었다고 할 수 있는데, 둘 다 마음의 힘으로만 수면 밑으로 가라앉히는 데 문제가 없다. 작년 초에도 스트레스를 관리하는 데 실패하던 것은 아니지만, 그 때에는 쉬는 동안 잊으려 애를 쓰거나 다른 자극을 찾아나서야 했다.

정신적인 건강은 자의식 또는 자존감만으로 확보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몸이 그렇듯 지금 건강한 상태인지 아닌지를 재는 기준이 있고, 그와 별개로 앞으로 꾸준히 건강하기 위해 알맞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지 아닌지에 대한 기준이 따로 있다. 작년 초는 그 전의 1~2년 동안 비축해두었던 심리적 여유를 거의 다 소진한 것을 느낀 시기였다. 블로그를 읽고도 모르게끔 숨겨둔 큰 일이 있었던 것은 아니고, 늘상 얘기하던 미국 비자에 대한 불안과 그것이 두 일을 병행하는 결정을 지배하는 요소로 작용하면서 걷잡을 수 없이 증폭된 불확실성 때문에, 즐거운 사건들 사이에 비어 있는 공간들이 다소 매캐했던 게 전부다. 당시 상태의 지속불가능성을 적시에 깨닫고 큰 현실적인 타협 없이 상황을 정리할 수 있었던 것은 정말 다행인 일이다.

정월대보름 주말에 새마을호 타고 광주에 다녀왔다. 2층에 경양식집, 지하 1층 가라오케, 지하 2층 룸싸롱의 클래식한 구성을 갖춘 <호텔 피렌체>에서 자고, 설렁설렁 전남대, 아시아문화전당, 국립박물관, 민속박물관 등의 명소들을 다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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