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함영준 씨의 권력형 성희롱・성추행 피해자들과 연대할 책임이 있다.

내가 참여한 잡지 DOMINO의 동인 함영준 씨가 수 년에 걸쳐 나의 지인을 포함하는 다수의 미술계 여성들에게 자신의 지위를 내세워 성희롱・성추행을 해 온 사실이 밝혀졌다. 고통과 위험, 불이익을 감수하고 용기내 고백한 피해자들과 연대하며 가해자 함영준 씨로부터 현재의 큐레이터직은 물론이고 몸담은 분야 내 모든 명예와 권한의 박탈을 촉구한다.

피해 사실 중 비록 일부이지만 간접적으로 감지하고 있었음에도 더 알려고 하지 않고 그저 개인적으로 거리만 두었던 나는, 이러한 권력형 성범죄를 가능케 한 질서와 권위에 힘을 보탠 것이나 다름없다. 그 무서운 결과에 대한 책임을 통감한다. 이제 말을 줄이고, 나 스스로의 마음 편함이 아니라 피해자들의 입장에서 진실에 합당한 결말을 목표로 생각하고 행동하겠다. 피해 사실을 처음 고백한 지인의 글을 첨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