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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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면에만 치는 파도가 있는가 하면, 깊이와 관계없이 바다를 통째로 붙잡고 흔드는 지진 해일이 있다. 내 삶 속 가장 사적인 영역부터 개인-사회의 영역, 놀이와 먹고사니즘의 영역, 씬(scene)과 비평의 영역, 국가와 역사의 영역까지 모든 영역이 불과 몇 밤의 간격을 두고 동시에 크게 진동했다. 그 중 전 국민과 공유하는 진동(최순실 게이트)이나 같은 시대정신으로 호환되는 사람들 전반과 공유하는 진동(문단·문화계 내 성폭력 해시태그)들은 사적 영역 내 이곳저곳에서 감지되는 진동을 휩쓸어 가기도 한다. 이런 큰 진동들과 아무런 개연적 고리가 없는, 예컨대 내게 소중한 사람에게 닥친 불행한 사고나 나와 친한 개 한 마리의 사망 소식 같은 진동들마저도 그러한 큰 진동들이 강제하는 정신적 태세의 공동 처리를 맞게 된다. 쉽게 말해 일들이 워낙 한꺼번에 일어나니까 다 연결돼 있다는 느낌이 든다는 거다.

요즘 많은 사람을 위로하고 응원한다. 허약한 아들처럼 돌보던 찰리를 보낸 야라는 떠나보내는 데에 있어서는 이미 우리보다 선배이므로 멋진 모습을 보여줄 것이다. 과거의 짐을 지고 가는 사람은 길모퉁이에서 담배를 피며 한 숨을 돌릴 때만이라도 짐을 내려놓을 수 있을 것이다. 사람들의 수군거림과 싸우는 사람은 무기와 방패를 얻을 것이고, 아픈 사람은 나을 것이다.

아픈 사람은 나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