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12살과 20살 때로 쉽게 돌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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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전에 엄마와 아빠가 코스트코에 간다길래 따라나섰다. 코스트코는 12살 때 쯤으로 돌아가기 위해 가는 곳이다. 알다시피 미국 페로몬이 집중된 곳이지만, 고도로 발달한 공산주의 사회에도 있을 법한 시설이기도 하다. 어린이인 내가 최신 프린터에 눈독을 들이는 동안 아빠가 미국에 왔으니 이제 이런 것도 입어보아야지 하며 넓고 빳빳한 연청색 청바지를 고르던 모습이 눈에 선하다. 코스트코 사이즈로 파는 볶은 캐슈넛은 나와 엄마의 식욕을 무서울 정도로 촉발시킨다는 이유로 오랜 시간 동안 우리가 스스로 구매를 금지한 품목이었다.

하지만 이제 나는 코스트코에서 살 것이 거의 없다. 절인 모짜렐라와 한우 등심, 아보카도 정도만 챙겨 달라고 하고 나와 사거리를 건너 이케아로 갔다. 이케아는 내 20대 초반으로 돌아가기 위해 가는 곳이다. 이케아에는 아직도 내가 기숙사 책상에 신물이 났을 때 남달라 보이려고 샀던 높은 식탁과 바 의자가 있다. J와 창문도 없는 사무실을 좋게 만들어보겠다고 투자했던 번듯한 책상도 있고, 뉴브런즈윅 회사 지하 1층에서 5층으로 카트에 싣고 옮겨다녔던 책장도 있고, Chris와 처음으로 속에 있는 얘기를 하며 만들었던 식탁도 있고, 최근 것으로는 올 초에 회사에 만들어 붙인 부엌도 있다. 여기저기 내가 하나씩 골라 모아서 집 비슷한 것을 만들려 시도했던 기억이 그토록 흩어져 있으니 어느 이케아든 어느 정도는 내 집이다.

코스트코에서 산 한우 등심은 연기를 많이 내면서 구워서 온 가족이 떠들며 먹었다.

  • 성기병

    댓글을 처음 적어보면서 적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