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동성애를 반대한다는 일등후보에 웃는다.

나는 지난 대선 때, 초반에는 망설였지만 선거 임박해서는 문재인 펀드에 돈을 넣을 정도로 정권교체 위한 비판적 지지에 열려 있는 상태였다. 그러나 그 결과를 마주하면서 그런 태도를 거두기로 결심했고, 최근 여성 인권과 성소수자의 존재가 이슈화되면서 모든 순간에서, 또 끝까지 싸우는 것밖에는 선택지가 없다는 점을 동네방네 외치고 다니는 자가 되었다. 박원순 시장을 향한 성소수자 커뮤니티의 호소가 하나의 계기였고, 최근에는 페미니스트 대통령을 선언하면서도 성소수자 차별 철폐는 ‘나중에’ 말하자는 문재인 후보가 또 하나의 계기였다. 반면, 나와 국가관도 경제관도 조금씩 다르고 정치공학에 대한 태도도 공감갈 일이 별로 없었던 정의당의 대표 심상정 후보는 최근 지속적으로 성소수자 인권 관련해 유일하게 목소리를 내는 역할로 확실히 자리매김했다. 3월에 열린 성소수자 인권포럼에서 막 대권 행보를 시작한 그의 모습을 보고 신뢰가 생겼다.

조금 전, 인권변호사 출신이자 대권 선두주자인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후보는 ‘나중에 듣겠다’에서 한 발짝도 아니고 수십 보 후퇴하여 ‘동성애를 반대한다’고 토론 중에 잘라 말했다. 그리고 심상정 후보는 곧장 추가 시간을 사용해 가며 이 발언을 비판하고 성소수자 인권 보호와 차별금지법 제정에 뜻을 밝혔다. 성소수자 인권은 보호하면 잃을 게 많아서 망설이는 것도 모자라 가장 공개적인 토론 현장에서 ‘반대한다’는 얼토당토한 언어까지 쭉 미끄러져버리는 개탄스러운 수준의 리더에게 맡길 수 없는 문제다. 문재인 후보와 그의 지지자들은 이 발언에 대해 두고두고 책임져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