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요리보고 조리본다.

좋아하는 유명 요리 유투브 채널 몇 개 소개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의 퇴근길과 자기 전 몇 분을 함께하는 분들이다. 복잡한 생각을 지우기에 잘 만든 요리 비디오만한 게 없다.

먼저 ChefSteps는 시애틀에 기반한 기술/요리 기업인데, 실험만을 위해 만들어진 완벽한 주방에서 격식없이 아는 지식을 총동원해가며 매 주제를 보여주는 태도가 워낙 매력적이어서 몇 년 전부터 생각날 때마다 들어가서 본다. 요리법 콘텐츠 제공으로 시작해 지금은 자체 수비드 기계와 앱을 파는 테크기업이 됐다. 와플아이언에 다 때려넣고 구워버리는 영상을 보자.

다음은 꾸준의 또다른 이름, Martha Stewart 채널의 Kitchen Conundrum 되시겠다. 요리도 하고 베이킹도 하지만 약간 베이킹에 더 강한 Thomas Joseph가 매회 하나의 고민거리를 골라 세상 친절하게 해결해준다. 보고 있으면 그냥 마음이 편해진다. 그야말로 정석만 하고 장난치지 않는데 그렇다고 너무 진지해서 재미없지 않은 그야말로 이상적인 교육용 영상. 언제나 아주 조금은 영혼이 없고 사무적으로 느껴져서 오히려 더 정이 간다.

마지막으로 말이 필요없는 Nigella Lawson인데, 너무 유명한 분을 굳이 소개하는 이유는 최근작인 BBC At My Table의 프로덕션 퀄리티가 정말 미친 것 같기 때문이다. 말 한 마디, 카메라에 던지는 시선 하나까지 모두 각본 그대로임이 느껴지는 철저한 쇼인데, 왼손이 보이면 오른손이 배경으로 녹아 사라져버릴 정도로 낮은 심도의 카메라로 찍은 영상과 폴리로 입혔다고 해도 믿을 만큼 생생한 음향이, 보다보면 약간 정신이 나가는 것 같은 경험을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