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이제 한국어 전자책도 사 봤다.

드디어 앱스토어를 한국으로 옮겼다. 3년 전 처음 서울 돌아왔을 때에만 해도 자주 쓰는 앱 중에 한국 앱스토어에 없거나 기능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것들이 있었는데 그간 적응을 하기도 했고 앱스토어 국가간 경계도 그 동안 옅어진 덕분에 앱 사용에는 별다른 이상이 없다. 일단 다행이다.

문제는 북스토어인데, 다행히 지금까지 사 놓았던 책들은 문제 없이 읽을 수 있지만 미국 스토어에서 새로운 책을 살 수는 없다. 한국 애플 북스토어는 있으나마나한 곳이어서 지금 읽고 있는 책들을 다 읽으면 애플 북스 앱도 당분간 쓸 일이 없게 될 것이다. 그러면 킨들을 써야 하는데 아이폰용 킨들이라는 것이 또 참… 일단 애플과의 오랜 수수료 냉전 때문에 킨들에서 책을 바로 살 수 없다. 심지어 iOS용 아마존 앱에서도 전자책은 살 수 없다. 사려면 브라우저에서 아마존을 켜야 한다. 독서 경험에도 부족함이 많다. 세련되고 잘 읽히는 폰트가 없으며 가장 치명적인 것은 페이지 넘김 없이 스크롤 읽기가 안 된다. 책 읽다가 울게 된다. 운동처럼 독서도 환경이 모자라면 쉽게 집어던지는 연약한 정신이기 때문에 완벽했으면 좋겠는데 아쉽다.

그나저나 한국어 책은 아직 전자책으로 사 본 적이 없다. 전자책은 주로 실용서나 내가 이미 잘 아는 작가의 책을 가볍게 읽을 때 쓰는 편인데, 둘 다 대부분 영미권 책들이어서 좀체 한국어 전자책을 읽어볼 기회가 생기지 않았다. 지금 이 글을 쓰다 보니까 좀 너무했던 것 같다. 한국어권 전자출판이라는 주제에는 관심이 있는데 정작 책은 하나도 안 샀다니! 그래서 마침 관심이 있었던 이다혜 작가의 〈처음부터 잘 쓰는 사람은 없습니다〉를 리디북스에서 사 봤다. 이따 퇴근길에 읽어야지.

  1. 이정훈

    전자책 어떤거 사셨나요? 고르실 때 특별히 고려했던 점이 있었는지..?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