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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양배추 좀 구워 봤다.

화요일에 휴일 하루가 더 있으니 주말이 매우 여유로워서 이틀 내내 머리를 식히며 집안일만 했다. 특히 부엌을 유례없이 깨끗하게 딥청소(‘대청소’로는 전달이 안 됨)했더니 금방 그 부엌을 쓰고 싶은 마음이 솟았다.

마트에 갔는데 아뿔사, 마트 쉬는 일요일이다. 원래는 고기와 야채를 사서 잔뜩 구워 먹으려고 했었는데. 집에 먹을 게 마땅히 없긴 해서 마트 옆 유기농 슈퍼마켓에라도 갔다. 그나마 유기농으로 종종 사 먹는 식재료는 채소다. 납작하게 잘 생긴 양배추 한 통을 보니까 저걸 구워서 집에 남아 있는 캔토마토 반 병과 같이 요리해 먹어야겠다고 생각했다.

1인 가구가 양배추를 사면 그 주에는 무척 부지런하게 움직여야 한다. 하루에 한 번씩 부지런히 요리하지 않는 한 어마어마한 양의 양배추를 제 때 다 먹기란 불가능하다. 나는 양배추를 삼등분해 한 덩이는 맨돌린에 채 썰어 놓고 (보통 구운 갈매기살, 아보카도와 함께 타코를 만들어 먹는다), 두 번째 덩이는 밥반찬으로 먹게 간단히 전자레인지 찜기로 쪄 놓고, 세 번째 덩이는 더 얇게 잘라 올리브유와 소금 후추 간을 쳐서 오븐에 구웠다.

당근, 양파를 미세하게 썰어 많은 양의 버터(크림이 없었으므로), 마늘 약간과 함께 약불에서 오래 볶다가 지난 번 뭘 해 먹었는지도 기억이 남지 않지만 반 병 남아 있던 토마토를 넣고 끓이다가 우유 넣고 졸여서 구워 놓은 양배추, 간 치즈, 잣, 올리브유를 곁들여 빵 한 조각과 함께 먹는다. 천 원어치 양배추로 포근하게 저녁 해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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