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상해에서 다섯 끼 먹었다.

우리 가족은 먹는 것이 여행에 얼마나 중요한지 옛날부터 잘 알았다. 식사 때를 놓쳐 허기가 지거나, 아침에 차가운 커피를 못 마시거나 (엄마의 경우), 저녁 식사에 맥주나 와인 한 잔을 못 곁들이거나 (아빠의 경우), 긴 비행 동안 견과류나 초콜릿이 없거나 (나의 경우), 새로운 나라의 신기한 달달짭짤 과자를 못 사 먹거나 (동생의 경우) 모두 여행 점수가 확 깎이는 사태를 만든다.

따라서 주말에 겨우 하루 휴가를 더한 사흘간의 여행이 될 계획이었음에도, 상해에 가면 즐거울 것임에 자신이 있었다. 재작년 상해에서 먹었던 것 중 맛이 없었던 것이 하나도 없었을 뿐 아니라, 근래에 우리 가족들이 중식에 푹 빠져서 거의 대부분의 외식 장소가 중식당이 된 지 오래였으니까. 그러나 지난 번 상해행은 에어비앤비만 내가 잡았지 사실상 동행한 해리(홍콩인 경력 25년)가 모든 면을 주도해 줬기 때문에, 중국어 하는 사람 없이 얼마나 즐길 수 있을 것인지 구체적인 예측은 어려웠다. 사흘간 먹은 다섯 끼니를 소개한다.


1. 佳家汤包(쟈쟈탕바오)의 게살 노른자 샤오롱바오

다행히 떠나기 전날 만난 S가 인민광장 근처 샤오롱바오 맛집 하나를 인생 5대 식당이라며 추천했다. 우리는 비행기에서 내리자마자 점심 때에 맞춰 거기로 향했다. 동네 분식집 수준으로 좁은 곳이었고 이미 줄이 길게 늘어져 있었다. 배고픈 상태로 오래 기다리면 화가 날 수 있기 때문에 대기 시간 동안 길거리 부추전 같은 것들을 사서 나눠 먹었다. 그 날 준비된 재료가 떨어지면 벽에 붙은 빨간 샤오롱바오 이름들도 하나둘 거둬진다. 이미 몇 가지는 없는 상태여서 가장 기본인 돼지고기 샤오롱바오와 배로 비싼 게살 노른자 샤오롱바오를 두 판씩 시켰다. 입술을 본드처럼 짭짭 붙여버리는 게살 노른자 샤오롱바오는 기다려 먹어볼 만한 맛이다.


2. 新花城鲍鱼海鲜火锅의 훠궈

생각보다 추운 날씨와 미세먼지로 인한 첫날 피로를 씻으러 동네 훠궈집에. 다섯 끼니 중 가장 비싼 메뉴다. 소고기, 완자 등 있는 대로 다 넣고 데쳐서 푸짐하게 먹었다. 곁들이로 오징어 튀김을 시켜봤는데 반건조한 듯 꼬들꼬들하게 만든 것이 특이하고 맛났다.


3. The Dining Room의 캐주얼한 상해식

둘째날 가서 행복·마법·사랑의 시간 보내고 온 디즈니랜드에서 간단히 식사했는데 이미 검증된 흔한 점심 메뉴들 위주로 시켰더니 실망하지 않았다. 상해식이라고 설명이 되어 있기는 하지만 가장 익숙한 중식 메뉴들 위주로 파는 곳.


4. 望湘园의 후난식 매운 돼지갈비 구이와 생선머리 찜

여기는 유일하게 2년 전 갔다가 다시 방문한 곳이다. 난징루 몰 내에 있어 가족들이 많이 방문하는 인기 식당인데 후난성 매운맛이 그리워 다시 찾았다. 마라 없이 고추와 후추만으로 뜨거운 맛을 배인 자극적인 돼지갈비가 특히 맛있다.


5. 딘타이펑 신티엔디점의 송로버섯 샤오롱바오와 게내장 소스를 끼얹은 새우

마지막 날이 월요일인데 신티엔디에서 아점을 먹으려 하니 웬만한 곳들은 아직 개장 전이어서 동양 어디서도 만족을 보장하는 딘타이펑으로 갔다. 특히 평이 좋은 곳인데 송로버섯을 넣은 샤오롱바오가 향긋하니 좋았다.